李대통령, '트럼프 청구서' 기다리는 미국행…실용외교 분수령
'한미일 삼각협력' 성과 1박2일 방일 마치고 출국
"한미 정상회담 성공해야"…강훈식 급파 총력전
- 심언기 기자
(도쿄=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방위비 청구서'와 '통상 압박' 난제를 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남을 끝으로 1박 2일간 방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를 향하는 공군 1호기에 몸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안보·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데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한일 간 협력이 한미일 삼각 축 강화에 기여하는 모습으로 한미 정상회담에 일정 부분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미국은 값비싼 '안보 청구서'를 우리 측에 들이밀 것이란 관측이 높아 한미 정상회담 성과는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높다.
미 국무부는 지난 22일 "마코 루비오 미 백악관 국가안보실장 겸 국무부 장관이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했다"며 △인도·태평양 억지력 강화 △공동 방위비 부담 분담 확대 △미국 제조업 활성화 기여 △미래 지향적 의제를 중심으로 한 한미 동맹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그간 미국 측이 한국 측에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 안보 청구서와 관련된 내용들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미국 측이 예상보다 한미 정상회담의 초점을 한국의 군사비 확대 요구에 모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의 일본 선행 방문은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며 안보 분야의 합의를 강조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의 개선, 한미일 협력 강화 의지를 사전 각인시킴으로써, 협상을 조금이나마 유리하게 이끌어가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견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도 한일 관계 발전을 통한 한미일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측에서는 이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일본을 먼저 방문한 후 방미를 추진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본다고 했고, 미국이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을 계속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번 순방의 핵심인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오후에는 우리나라 핵심 기업들과 미측 재계 인사들이 투자·협력을 모색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가 개최된다.
이후 이 대통령은 미국 내 초당적 싱크탱크를 대표하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정책연설 및 만찬 간담회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순방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에는 알링턴 국립묘지에 헌화한 뒤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서재필 기념관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미측 고위관계자와 함께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둘러보면서 3박 6일간의 일·미 순방을 매듭짓는다.
한편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는 대통령실을 지켜오던 강훈식 비서실장도 급파돼 총력전을 편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길에서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 사람이라도 설득하려면 당연히 가야 한다"고 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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