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통합' 넥타이 매고 '빛' 19회·'민주' 9회…"빛의 혁명 완성"

광복절 경축사 통해 '회복'·'협력' 6회 언급…남북·한일관계 개선 의지

지난 6월 4일 취임식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 2025.6.4/뉴스1 ⓒ News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 80주년인 15일 북한과의 대화를 복원하고, 일본과는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24분가량 5900여 자의 경축사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축식 주제인 '함께 찾은 빛, 대한민국을 비추다'에 걸맞게 '빛'을 모두 19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광복으로 찾은 빛을 다시는 빼앗기지 않도록, 독재와 내란으로부터 지켜낸 빛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내자"며 "그것이야말로 '빛의 혁명'의 진정한 완성이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화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일제강점 이후 독립투쟁을 통해 광복으로 '빛'을 찾았고, 분단과 전쟁, 독재 속에서도 4.19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등을 통해 민주화의 '빛'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의 과정을 '빛의 혁명'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지켜나가자고 강조했다.

'평화'는 12회, '민주'는 9회, '회복'과 '협력'은 6회 언급했다. 평화는 남북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이 나왔다. 이전 윤석열 정부와는 달리 상호 간에 평화공존을 위한 한반도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낡은 냉전적 사고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며 평화는 안전한 일상의 기본이고, 민주주의의 토대이며, 경제 발전의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 아니겠나"라며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라며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다시금 주목받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정치적 갈등으로 분열된 사회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도 되새겼다.

또한 갈등이 이어지는 우리나라와 북한, 우리나라와 일본 관계에 있어 '협력'을 강조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지도 경축사에 담았다.

이 대통령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한일관계에 있어 조심스러운 태도도 드러냈다. '북한' 대신 '북측', '북핵' 대신 '핵 없는 한반도' 등의 표현을 쓰거나 "남북 대화가 지난 정부 내내 완전히 끊기고 말았다"라며 우회적으로 지난 정부를 비판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를 비판하는 대신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붉은색과 푸른색, 흰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는 '통합'을 상징하는 의미로, 지난 6월 4일 취임식 때도 착용한 바 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