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 체제 존중 흡수통일 안해…한일, 경제 동반자"(종합)

광복 80주년 경축식…"남북 원수 아냐, 단절된 대화 복원에 화답하길"
"日 이웃이자 동반자, 과거 직시하되 미래로…독립투쟁 역사 부정 안돼"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이기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 80주년인 15일 한반도 평화의 새 시대를 열 적기라며 남북대화 복원을 제안했다. 한일관계 또한 과거사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광복절은 단지 독립을 이룬 날이 아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정하고, 우리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되찾은 날"이라며 "해방에 대한 불굴의 의지, 주권 회복의 강렬한 열망으로 스스로를 불사른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일궈낸 것"이라고 했다.

"남북 원수 아냐, 북 체제 존중…흡수통일 추구 안 해, 대화 복원에 북 화답하길"

이 대통령은 이날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기를 인내하며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라는 애초 원고에 없던 발언을 내놓으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그 과정의 특수관계라고 우리는 정의했다"며 "남북기본합의서에 담긴 이 정신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에 이르기까지 남북 간 합의를 관통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라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교류 협력 기반 회복, 그리고 공동성장 여건 마련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또 이 대통령은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한다"며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日 마당 같이 쓰는 이웃이자 경제 동반자…과거 직시하되 미래로"

이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동시에 한일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라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도 제시했다.

그는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AI) 시대의 도전도 능히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럴 때 서로에게 더 큰 공동 이익과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독립투쟁 역사 부정하는 행위 용납돼선 안돼…분열 정치 탈피해 상생 정치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독립을 가능하게 한 독립투사와 애국선열의 열정을 기리면서 합당한 보상과 대우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기원을 생각한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것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응당한 책임"이라며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를 모욕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독립투쟁의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기록하고,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생존 애국지사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고, 독립유공자 유족의 보상 범위도 더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의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분열과 배제의 어두운 에너지를 포용과 통합, 연대의 밝은 에너지로 바꿀 때 우리 사회는 더 나은 미래로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제안하고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축식에는 이 대통령 내외와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유족 등과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여야 지도부가 자리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