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치는 李대통령 앞 세 과제…'트럼프·조국·양도세'
주말 별도 일정 없이 참모진 현안 보고 예정…한미 정상회담 전략 집중
'조국 사면·양도세 기준' 막바지 고심…내주 내각·4강대사 발표 가능성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닷새간의 하계 휴가를 마치고 하반기 국정 운영에 돌입한다. 미국과의 통상·안보 협상 등 외교 현안과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을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거제 저도 '청해대'에서 하계 휴가를 보낸 이 대통령은 이번 주말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이 대통령은 주말 동안 별도의 공식 일정 없이 강훈식 비서실장 등 참모진에게 그동안의 현안을 보고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상·안보 협상 전략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지만 세부안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쌀·소고기 등에 대한 추가 시장 개방은 하지 않기로 했지만 사과 등 미국산 과채류 수입위생절차에 대해선 양국이 협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적용될 반도체 등 품목 관세율도 관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semiconductors)에 1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앞선 한미 관세협상에서 반도체와 의약품 등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지만 미 정부의 추가 발표가 없는 상황이어서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여타국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이외에 미 정부 발표가 없어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다.
국방비 인상과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 안보 관련 협상도 주어진 과제다. 미국은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한미동맹의 역할을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방미 일정 전후로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정이 성사될 경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나 셔틀외교 복원 등 양국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외교 일정 등 관련 현안이 쌓이면서 공석인 주요국 대사 인선도 시작될 거란 관측이다. 현재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요국 대사 자리는 공석 상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내주 내각 추가 인선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선 발표에 4강 대사가 포함될지 주목된다. 최대 관심사인 미국 주재 대사에는 임성남 전 외교부 제1차관,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후보자 낙마로 비어있는 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장 등 인선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박백범 전 교육부 차관이,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는 민주당 권인숙 전 의원과 서은숙 전 최고위원, 남인순 의원 등이 거론된다. 금감원장 후보군에는 홍성국 전 최고위원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업무 복귀 즉시 세제 개편과 광복절 특사에 대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안이 포함됐는데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오는 10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방침인데 사실상 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대주주 기준은 정부 시행령 개정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도 결정해야 한다. 법무부는 전날(7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고 정치인 및 민생사범 등 사면·복권 명단을 선정했다. 명단에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여권에서는 조 전 대표 사면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단 의사를 전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조만간 결심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대표를 비롯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는 1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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