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논쟁 사라진 국힘 전대…당심 80%룰 '반탄 우위' 구도

대선 경선 컷오프·본경선 모두 반탄 60·찬탄 40 구도 '유지'
'반탄' 김문수·장동혁 나란히 1·2위…찬탄 연대 '주목'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문수 후보가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남승렬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도 반탄(탄핵 반대)파 우위 구도가 재차 확인되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드러났던 반탄 대 찬탄(탄핵 찬성) '60 대 40' 구도가 대선 패배 이후에도 반복되는 양상이다.

3일 야권에 따르면, 당내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반탄파 목소리가 커지는 계기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탄파로 분류되는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입당 논란에 대해 '포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책임자에 대한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등 여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였다.

최근에는 반탄파 간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도 감지된다. 김문수 후보는 극우 논란에 대해 "극좌들이 만든 프레임"이라고 옹호했고, 장동혁 후보는 "당선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말했다.

급기야 침묵을 이어오던 당 지도부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이제 우리 당에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없다"며 "더 이상 전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행위를 멈추라"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8·22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7.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러한 상황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도 반탄파 우위 구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김문수 후보가 지지층의 34.9%, 장동혁 의원이 19.8%를 기록했다.

찬탄파나 중립 노선을 표방하는 조경태(11.0%), 주진우(8.8%), 안철수(8.0%) 후보와는 격차가 있었다.

실제 지난 대선 경선 당시에도 반탄 대 찬탄 구도는 1·2차 예비경선(컷오프)과 본경선 모두에서 '60 대 40' 비율로 유지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선관위 핵심 관계자는 "1차 컷오프 때도 60 대 40, 2차 컷오프와 본경선 때도 동일한 비율"이라며 "반탄파 후보 내 순위 등락은 많았지만, 이 비율에는 유의미한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본경선에서도 반탄파인 김문수 후보가 득표율 56.53%를 기록해 찬탄파인 한동훈 후보(43.47%)를 꺾고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당심) 80%, 여론조사(민심) 20%를 반영해 결과를 산출하는 만큼, 대선 경선(당심 50%·민심 50%) 당시보다 지지층 입김이 더욱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 후보 측도 여론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당대표 후보 측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로 단정 짓기보다는 하나의 추이로 보고 있다"며 "반탄 우위가 확실시되면 선거 전략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후보 측 관계자는 "반탄파 후보들이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더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당대회도 혁신 경쟁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탄핵 찬반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과거와의 단절과 혁신에 대한 요구가 묻히고 탄핵 찬반 논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략 등 당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는 비판이 나온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