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에 '치아 흔들' 李대통령…강훈식 "역사에 죄짓지 말자더라"

"대통령실 실무자 노력과 팀워크에 감사한 날"
李대통령 "결정 하나가 엄청난 영향…이빨 흔들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식당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점식식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7.3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역사에 죄는 짓지 말자"며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31일 전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미 관세 협상 과정의 소회를 밝히며 "아무렇지 않은 얼굴 밑으로 피 말리는 심정을 숨겼던 지난 며칠이었다"고 이같이 밝혔다.

강 실장은 "한쪽에서는 계산에 계산이 거듭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 피치 못할 상처를 최대한 줄이는 길이 무엇일까'"라며 "대통령은 자주 답답해했다. 평소에 막힘없던 그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고,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협상이 어떤 국민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돌아가진 않을까 하는 염려와 모든 답답한 순간에도 돌파구를 찾아내려는 대통령의 고심이 읽히는 시간이었다"며 "마지막 3실장 회의를 마치고, 장관들과의 화상통화도 마친 시간, (이 대통령이) '제 방에 갑시다'라고 했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강 실장님, 우리 역사에 죄는 짓지 말아야죠"라고 나지막이 말했다고 강 실장은 전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에게 '점심 하러 가시죠'라던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뭔가 한 단락이 지어졌다는 게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장국 한 그릇으로 회포를 풀고, 시민들을 만나 웃음을 나눴다"며 "대통령의 고심과 결단, 한마음으로 매달렸던 전 부처와 대통령실 실무자들의 노력과 팀워크, 모든 것들에 감사한 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한미 관세 협상 당시 심정을 두고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정말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가까이 있는 참모분들은 안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협상에 대해 "좁게 보면 기업들의 해외 시장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 부담일 수도 있고 그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부담감에) 이빨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