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욱 "강제동원 안믿어" 발언까지…대통령실 "통합 의지 훼손" 급변

李대통령 비판·비상계엄 옹호 이어 극우적 발언 사실 또 나와
대통령실 "잘못 사죄해"→"李대통령 임명권 훼손 판단 필요"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서울=뉴스1) 심언기 한재준 기자 = 비상 계엄을 옹호하고 이재명 대통령 비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을 두고 대통령실의 기류가 급변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보수 진영 추천 인사로서 국민통합수석실에서 이른바 '레드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시각에서 설화를 품고 가겠다는 의중이 강했다. 그러나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법원 강제동원 관련 판결을 부정하는 발언까지 추가로 드러나자 거취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 비서관은 지난 3월 출간한 자신의 책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가 범죄자이든 아니든 이재명의 행동이나 이제까지 살아온 행태를 볼 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책에서 12·3 비상계엄을 옹호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강 비서관은 전날(20일) 자신 명의 입장문을 통해 "수개월간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제가 펴낸 책의 내용과 표현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과거의 잣대보다 현재 과거에 자신이 행한, 말했던 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더 의미 있게 봐야하지 않냐는 생각으로 임용됐다고 알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있고, 국민통합이라는 사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으로 드러난다"고 말했다.

과거 발언 논란에도 강 비서관을 품어 유임하는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후 강 비서관이 과거 페이스북와 블로그 등 각종 SNS를 통해 극우 성향을 드러낸 글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시민단체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겨레에 따르면 강 비서관은 2018년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통해 "위안부도 마찬가지지만 길거리에서 아무나 무작정 잡아간 것으로 여기기에는 일본인들의 태도가 너무도 존경스러운 수준"이라며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믿으며 강제징용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같은 사실이 전해진 이후 진행된 오후 브리핑에서는 "통합이라는 의도를 살려서 보수 인사의 추천을 통해 온 비서관"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본인이 많은 국민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이해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되는 건 임명받은 자의 역할이고 의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제 그 부분에 대해서 어제 사과라든가 이런 부분이 대통령의 큰 통합의 의지로 인한 임명권을 훼손하지 않을 정도였는지, 아니면 잘 반영할 정도였는지에 대한 좀 판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면직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강 비서관은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한 뉴스1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