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종교지도자 오찬…"참모는 코피, 대통령은 귀에서 피" 농담도(종합)

불교·기독교·원불교·천도교 등 지도자 초청 오찬…사회통합 역할 당부
진우스님 "대통령이 국민을 선도해줘"…李대통령 "공동체 어른 역할 해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종교계를 향해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대립적이라 갈등이 많이 격화돼 있다.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사회통합 역할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7대 종교 지도자들과 오찬을 갖고 "한 달 동안 조금씩 그게 봉합되는 모양새가 보이기도 하지만 정치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종교라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 사랑과 존중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각별한 관심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고 더 포용적인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자리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인 진우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마티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정순택 베드로 서울대교구장 대주교,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최종수 성균관장, 박인준 천도교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의장 등 17명의 종교 지도자가 참석했다.

종교 지도자 대표로 진우스님은 "종교 지도자들이 그동안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보살피고 사랑과 자비로써 국민들을 평안하게 했어야 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 국민들께서 집단지성으로 잘 갈무리를 해줬다"며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고 대통령께서 중심에서 잘 국민들을 선도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과 우리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역량을 발휘해 주실 것"이라며 "저희 종교인들도 대통령과 함께 국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은 80여 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계의 역할과 교육·인권·평화·민주시민 양성·기후위기·지방균형 발전·약자 보호·의정갈등 해소 등 폭 넓은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도 자유롭게 오갔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 사회는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는 평가와 함께 각 종단의 숙원 사업과 새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바람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이에 진우 스님은 이 대통령에게 "참모들은 코피가 난다는데 대통령은 귀에서 피가 나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계의 기본 역할인 용서, 화해, 포용, 개방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게 종교계의 역할과 몫이 늘어나길 기대한다"며 "종교계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어른 역할을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찬 음식으로는 종교계의 생명 존중과 자비, 비폭력의 가치를 담아 오이수삼 냉채와 흑임자 두부선, 마 구이 등 채식 위주의 한식이 마련됐다. 후식으로는 풍요와 평화, 안식, 종교적 깨달음을 상징하는 무화과가 제공됐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