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인사, 교수·학자 바늘구멍…'현장주의' 기업·정치인 질주
[이재명정부 한달]외교·안보 반년 공백 해소…경제 라인은 '현장·전문성'
정치인 전진 배치로 국정 동력…'현실 괴리' 학계 고전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윤곽을 드러낸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은 실무 능력 중심의 현장주의 기조가 뚜렷히 드러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내각에 다수 합류하며 중용했던 교수·학자 출신은 조각이 마무리 수순인 현재까지 단 1명에 그쳐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제성장을 이끌 핵심인 부처인 산업통상·과기정통·중소벤처에는 기업인을 중용한 점이 특징이다. 법무·행안·국방·통일 등 개혁에 방점을 찍은 부처는 정치인을 대거 발탁했으나 과거처럼 정무감각에만 머물지 않고 관련 분야의 경험을 중시해 인선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9개 부처 중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후 남은 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인선을 고심 중이다. 장관급 핵심 기관인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수장도 막바지 후보군 검증을 진행 중이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인선을 마친 분야는 외교·안보 분야로, 6개월여 간 공백 상황이었던 시급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종석 국정원장 인선을 취임 이튿날 발표했고 통일부(정동영), 외교부(조현) 장관 지명을 1차 내각 지명에 포함했다.
경제 라인은 현장 경험을 살린 기업인 출신과 정통 관료 경험을 두루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기재부 1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지만 가상화폐 기업 경력으로 민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원전 기업'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깜짝 지명했고, 하정우 AI미래기획 수석은 네이버 클라우드센터장을 지낸 기업인이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에도 각각 배경훈 LG AI연구원장,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를 발굴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인사기조는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경제·정책라인에 교수·학자 출신이 대거 입각해 국정철학 실행과 현실 사이 괴리감이 컸던 전례를 거울 삼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정통 기업인을 전문 분야에 배치하면서도 공직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관료 출신을 대통령실과 카운트파트로 교차시킴으로서 조직 장악력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물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실장·기재부 장관 투톱에 기재부 차관 출신의 정통 관료를 기용한 것은 경제정책 안정감에 무게를 둔 인선으로 풀이된다.
경제·정책 라인이 현장과 안정감의 조화에 방점이 찍혔다면, 정치권 인사들 발탁은 국정동력 실행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 대통령 의지를 보여준 인사로 분석된다.
다만 정치권 인사들 중에서도 비교적 온건·중도 성향을 중심으로 기용하면서 개혁의 완급조절도 안배하는 모습이다.
강경 성향의 박찬대 전 원내대표 대신 계파색이 옅은 강훈식 비서실장 발탁을 시작으로,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할 법무부 장관에 합리적 성품으로 이 대통령에게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 정성호 의원을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봉욱 민정수석 발탁도 이같은 맥락의 연장선이란 평가다.
문재인 정부때 내각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던 학계는 '실용주의' 기조의 이재명 정부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수 출신 중에서는 현재까지 이진숙 전 충남대학교 총장이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것이 유일하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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