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한민국, 성장 깔딱고개…AI스타트업펀드 10조 어렵잖다"(종합)

최 회장, AI시장 성장 '5가지 제안'…李대통령 "저도 똑같은 생각"
"대한민국 지금 깔딱고개 넘는 중…코스피 3000시대 나아갔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스타트업 펀드 조성으로 10조 원 단위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못했던 일을 하려면 정부 부담도 커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안한 'AI 스타트업 펀드'에 적극 화답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이자 첫 산업현장 방문이다.

간담회에는 최태원 SK 회장, 프라사드 칼야나라만 AWS(아마존웹서비스) 인프라 총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준희 삼성SDS 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기업인도 대거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한 기업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일일이 응답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 회장의 AI 시장 성장을 위한 '5가지 제안'에 "저도 똑같은 생각"이라며 반색하기도 했다.

앞서 최 회장은 '해외투자유치' 관련 토론에서 이 대통령에게 △AI 원스톱 바우처 사업 확대 △AI 국가 인재 양성 △AI 스타트업 펀드 △정부 주도 AI 시장 형성 △울산 AI 특구 지정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AI 국가 인재 양성과 관련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께서 메모해달라"며 "교육과정을 바꾸기는 정말 어려운데 꼭 고려해야 할 문제다. 초등학생 필수 과정 일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가능한지 꼭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처가 AI 앱을 발주하고, 수요자가 돼 달라'는 최 회장의 제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AI 시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도 실제로 중요하다"며 "실제로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업의 위험 부담을 (같이) 부담하는 게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더 나을지 모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 스타트업 펀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최 회장에게 "어느 정도 규모를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이 "스타트업은 10조 원은 돼야 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못했던 일을 만들려면 정부 부담도 커야 한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AI 관련 산업은 우리가 피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가 선점하기 위해 정부도 각별히 관심을 갖고 함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고속 성장했는데 지금 시중 말로 깔딱고개를 넘는 중"이라며 "준비하기에 따라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한민국 주가가 2992.1을 찍고 있던데 새로운 코스피 3000 시대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 발언 이후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22년 이후 3년 반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울산 AI 데이터 센터 유치에 대해서는 "특히 지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유치하게 됐다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 최 회장님 애쓰셨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첨단기술산업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은 '한국형 LMM(대형 언어 모델)'개발을 강조한 조준희 한국 AI·SW협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챗지피티가 있는데 '소버린 AI를 왜 개발하냐. 낭비다' 이런 얘기는 사실 베트남에 쌀 생산이 많이 되는데 뭘 농사를 짓냐, 사 먹으면 되지 이런 얘기와 똑같은 것"이라며 "그게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공감했다.

한편 AWS는 SK그룹과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GPU 6만 장을 투입하는 한국 최대 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양측은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조 원(약 7조 원 추정)을 공동으로 투자해 향후 1GW(기가와트) 규모로 확장해 동북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국제공항에 도착해 김혜경 여사와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19일 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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