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최종 변론서 지지층 결집 주력…사과·통합 메시지 부족

"내란 공작 세력" 야당 비판…사회적 균열 심화 우려
"임기 연연않겠다"…뒤늦은 '개헌 카드' 실효성 의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11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종의견을 진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 최후 변론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을 거대 야당에 돌리면서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탄핵 심판이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나도 사회적 균열 구조도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 심판 최종 변론기일에서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탄핵 입법 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다"며 야당을 향해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는 국헌 문란 세력이라고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마지막 변론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진솔한 대국민 사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 헌법재판소 결론에 대한 승복, 국민 통합 메시지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야당의 입법 폭주에 따라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해오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야당에 가로 막힌 국정운영에 총선 패배, 계엄, 탄핵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 대한 감정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사드 정식 배치 고의 지연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감사원장을 탄핵한 것을 두고 '이적 탄핵'이라고 했다.

또 190석에 달하는 거대 야당이 국민 편이 아닌 북한과 러시아의 편에 서 있다고 하는 한편, 공산주의 유물론에 입각한 전체주의가 대한민국에 스며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사실상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윤 대통령 의도와는 무관하게 중국 간첩 연루설 등 음모론이 퍼지고 있는 장외 탄핵 반대 집회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많이 놀라셨을 국민께 사과"…초반부 강경 발언으로 퇴색

윤 대통령은 최종 변론에서 사과와 통합의 메시지를 담았지만, 초반부에서 '내란 공작 세력' '이적 탄핵' '반국가적 패악' 등 날 선 표현을 써가며 야당을 강하게 비판한 탓에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77쪽 분량의 최종 변론에서 사과는 마지막 부분(75쪽)에 짧게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기존 입장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개헌 카드도 꺼내들었다. 그는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개헌과 정치개혁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데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론 역시 지난해 12월 7일 대국민 담화에서 "저의 임기 문제를 포함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한 입장과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이 지난해 말 '질서 있는 퇴진'을 제안했을 때, 개헌과 함께 2선 후퇴를 선택했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뒤늦게 개헌을 언급한 것은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런 발언에 대해 "사회적 균열 구조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