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구속 후 달라진 대통령실…침묵 깨고 사법부 정면 비판

"형평성 안 맞는 구속"…사법부 공정성 우려 제기
"대통령실 여당, 서부지법 난입 수습에 집중해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이후, 대통령실이 사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그간 수사에 침묵을 지키던 대통령실이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은, 사법 리스크가 심화되며 여론전 외에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9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약 1시간 20분 만에 "다른 야권 정치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결과"라며 사법부의 공정성을 우려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헌정문란 목적의 폭동인지, 헌정문란을 멈춰세우기 위한 비상조치인지 결국은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권한행사로 주장하면서, 사법부의 결정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입장문을 두고 야권에선 '물타기'라며 양비론을 통해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직 대통령을 구속수사하겠다면 똑같은 잣대가 야당 대표에도 적용돼야 한다"며 방어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사실상 조기 대선을 대비하는 체제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란 혐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해 여론의 초점을 옮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12·3 비상계엄 이후 공식 입장을 자제해 왔지만, 수사가 윤 대통령을 정조준하자 강경 대응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체포영장 권한쟁의심판, 가처분신청, 이의신청과 체포적부심 청구 등 모든 법적 수단이 기각되면서 여론전을 마지막 카드로 선택한 셈이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저 정치'를 통해 지지층 결집 효과를 확인한 대통령실은, 여론전이 법적 대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의 여론전이 강성 지지자들을 자극해 물리적 충돌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에 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옥중 입장문에서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 표현을 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시지에는 지지층을 독려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을 비판하며 갈등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법부를 비판하기보다 난입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수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비상계엄 이후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불안감 해소"라고 지적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과 여당은 판결에 대해 존중의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메시지는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헌재를 향해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현재 경찰은 헌법재판소로 이어지는 길목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이들이 헌재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 중이다. 2025.1.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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