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 사흘째' 尹 용산서 침묵…3차담화 검토하다 말았다
'핵심 키' 김용현 교체…정진석 1분 발표만, 언론 피해
대통령실 홈피에 '계엄'은 없어…尹 입장 표명 언제?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사흘째인 5일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갔다.
비상계엄을 건의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면직시킨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상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장관 사의를 수용해 면직을 재가하고 후임에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전했다.
하루 전 사의를 표명했던 정 실장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국방부 장관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계엄 사태가 터진 후 언론 앞에 수석비서관급 이상 용산 고위 참모가 모습을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정 실장은 장관급 인선 결과를 발표할 때마다 출입기자들이 이용하는 출입문을 통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왔으나, 이날은 브리핑룸 단상 쪽 통로를 통해 바로 마이크 앞에 섰다.
이 통로는 출입기자 접근이 금지된 브리핑룸 뒤 대기실과 연결돼 있다. 윤 대통령이나 해외 정상이 브리핑룸으로 입장할 때 쓰는 길이다.
정 실장은 약 1분간 준비해 온 원고를 읽은 뒤 곧장 들어왔던 통로를 이용해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별도 질의응답 시간은 없었다.
사의를 표한 상황에서 비상계엄에 관한 질문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리핑룸에는 이도운 홍보수석과 정혜전 대변인도 배석했으나 별다른 언급 없이 자리를 떴다.
당초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상계엄 관련 세 번째 대국민 담화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한밤 비상계엄으로 국민적 혼란이 발생했고 타국에서 한국에 '여행주의보'를 내리는 등 대외 신뢰도가 손상된 만큼 사과나 유감 표명, 세부 설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추가 대국민 담화는 없다고 확인하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도 요원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野)6당이 공동발의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앞서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상황을 더 지켜본 뒤 입장을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 선포 관련 담화 자체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윤 대통령이 언론에 공개된 일정을 수행한 뒤에는 대통령실 홈페이지 '공개일정' 항목에 기록이 된다.
지난 4일에 있었던 비상계엄 선포 긴급 특별담화와 5일에 했던 계엄 해제 담화는 표기가 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7일 임기 반환점 계기로 했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이 기록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윤 대통령 공식 발언을 올리는 '대통령의 말과 글'에도 지난 3일 한-키르기스스탄 정상회담 모두 발언이 최신 게시물이다.
대통령실 영문 홈페이지에도 비상계엄 담화 관련 언급은 없다.
아울러 대통령 공개일정이나 각종 브리핑 영상을 올리는 대통령실 공식 유튜브 채널에도 이날 오전에 있었던 국방부 장관 인선 브리핑은 있지만 비상계엄 담화 영상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한 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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