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차관에 '연평 영웅' 이희완 대령, 청년 행정관 아이디어였다[통실톡톡]

윤 대통령 '넓은 인재풀' 원칙 개각 구상…30대 행정관까지 인재 물색
"보훈 차관에 적임자" 인선 발탁…"영웅 대우받는 나라 만들겠단 의지"

제2연평해전 승전의 주역인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 내정자(현역 해군 대령)/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보훈부 차관에 제2연평해전 승전의 주역인 이희완 해군 대령(47·해사 54기)을 내정해 화제를 모았다. "영웅이 대우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보훈 기조가 뚜렷하게 반영된 인선은 대통령실 30대 행정관의 아이디어가 단초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연말 개각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인재풀'을 크게 넓혀 최적임자를 찾겠다는 원칙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과정에서 '1970년생 여성 인재를 찾아보라'는 주문이 나왔고, 막내급 청년 행정관들도 적극 아이디어를 개진했다고 한다.

이희완 차관 내정자는 30대 행정관이 추천한 후보가 발탁된 대표적 사례다. 중앙부처 차관에 현역 대령을 기용한 것은 전례가 없었지만, 제2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호국 영웅'인 그의 공적을 검토한 대통령실 내부에선 "보훈부 차관에 적임", "매우 좋은 인선"이라는 호평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정자는 1976년 경북 김천 태생으로 해군사관학교 54기로 입교해 2000년 항해소위로 임관했다. 그의 운명을 바꾼 제2연평해전은 2년 뒤 온 나라가 한일 월드컵 3·4위전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던 2002년 6월29일 발생했다.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날이었다.

해군 참수리-357호정(150톤급) 부장(부정장)이었던 이 내정자는 해군 고속정 4척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정장이었던 고(故) 윤영하 소령 등 장병 6명이 전사하고 그도 북한군의 총탄에 오른쪽 다리를 잃는 난전(亂戰)이었지만, 이 내정자는 25분간 교전을 지휘한 끝에 승전을 이끌었다.

이 내정자는 3등급 무공훈장인 충무무공훈장을 수훈 받았고, 윤 대통령의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에도 동행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6일 그의 인선을 발표하면서 "영웅이 대우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임명 다음 날인 7일 입장문을 통해 "국가보훈정책을 수행하는 막중한 임무를 준 데 대해 대단히 영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국가유공자와 제복 근무자를 존경하고 예우하는 보훈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일성을 밝혔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