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네덜란드 국왕 초청받은 윤 대통령…'중추국가' 몸값 뛰었다

11월 영국·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찰스3세 대관식 후 첫 국빈 초청
사이버안보·디지털·반도체 노광장비 등 안보·경제 협력 영도 넓힐 듯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올 연말 영국과 네덜란드를 국빈(國賓) 자격으로 방문한다. 영국은 새 국왕의 대관식 후 처음으로 우리 정상을 국빈 초청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오는 11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에 따라 영국을 국빈 방문하고, 12월에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은 26일 밝혔다.

영국은 지난 5월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이후 최초의 국빈 방문으로, 한-영국 수교 140주년을 맞아 성사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바 있다.

한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2013년)에 이어 세 번째이자 10년 만이다. 네덜란드는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처음으로 우리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이뤄지게 됐다.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사이버 안보 및 원전·방산 등 '안보 협력'과 '디지털 첨단산업 협력'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지난 11일 영국을 방문해 사이버 안보 및 국제방산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열린 한-영 정상회담에서 원전 협력,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사이버 안보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다. 당시 리시 수낵 총리는 "에너지, 방위산업,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각별히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는 '경제 협력'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한국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루터 총리와의 오찬 회동에서 ASML의 아시아 노광장비(DUV) 제조 공장을 한국에 유치할 것을 제안하면서 현금 지원, 세액 공제, 입지 지원 등 확실한 투자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달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방문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는 최대한의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며 대(對) 한국 공장 투자를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ASML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노광장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업계에서는 이른바 '슈퍼을(乙)'로 불린다. 윤 대통령이 ASML의 한국 투자 확대를 수차례 요청했던 만큼, 대통령실에서는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한 '반도체 협력 확대' 결실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양국 국빈 방문은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해 온 윤석열 정부의 외교 비전이 행동으로 실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4월 워싱턴 선언,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로 대한민국 국격이 어느 때보다 격상됐고, 외교의 저변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외교 행사에서 격식과 의전을 깐깐하게 따기지로 유명한 영국이 윤 대통령을 최고 예우를 갖춘 국빈으로 초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빈은 한 나라마다 일 년에 1~2개국만 받고, 영국은 특히 (국빈을) 엄선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을 중요한 외교 파트너로 본다는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