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 1000만 돌파?…文대통령이 끌어줄까

文, 故박종철 추도회 주도하다 경찰 연행돼
그간 인연 있거나 국정철학 담은 영화 관람

지난해 1월14일 경기 남양주 화도읍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도식'에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와 함께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당시 문재인 전 대표 측 제공). 2017.1.14/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치권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감독 장준환) 열풍이 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말께 이 영화를 관람해 천만영화 반열에 오르는데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7일 개봉한 1987은 전날(4일)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치안본부의 사인(死因) 발표로 잘 알려진 이 사건은, 1987년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박종철씨가 물고문을 받다 사망하자 검찰과 경찰이 이를 축소·은폐하려다 발각돼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1987년 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고(故) 박종철군 국민추도회를 주도하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당시 역사의 한복판에 함께했던 인연이 있다. 그의 영화 관람 여부가 관심을 끄는 배경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6월항쟁은 전국적으로 전개된 민주화운동이었지만 나는 그 운동의 중심을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평가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중심에 노무현 변호사가 있었다. 나도 그 곁에 있었던 것이 큰 보람"이라고 술회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제30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참석해 박종철 열사 형 박종부씨,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씨 등과 나란히 서기도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그간 자신과의 인연이나 정책적 연관성이 있거나 새 정부 국정철학을 담은 영화를 이따금 관람해오기도 했다.

2010년 이후 문 대통령이 독자행보를 하며 공개적으로 본 영화는 20편 가까이 되는데, 이 중 다수가 정책이나 대통령 지시 등으로 연결됐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택시운전사'를 보고 광주에 대한 진상규명을 말하거나, 원전 사고를 다룬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 기조를 내비치는 식이다.

2016년 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중심에 둔 '귀향'을 보고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는 오히려 그분들(위안부 피해 할머니) 슬픔을 더 깊게 했다"고 비판했던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8일엔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며 후속조치 마련을 언급했다.

사법피해자를 소재로 한 '재심'을 본 뒤엔 "사법이 힘없는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가 못 되는 세상이 지속되고 있는 게 우리가 청산해야 할 오랜 적폐 중 적폐"라며 사법개혁 과제를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영화를 보며 의미를 실은 바도 있다.

2012년 10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고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린 문 대통령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는 영상은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2014년 1월 노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시절을 다룬 '변호인'을 보면서도 그는 울었다.

한편 문 대통령이 1987을 관람할 경우 이한열 열사 어머니인 배은심씨가 함께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배씨는 이 영화에 대해 "차마 어찌 보것냐"고 하다가도 "애기(이한열 열사로 분한 배우 강동원)가 애쓰고 했는데 가서 봐야 안 쓰겄냐"며 영화를 못 본 것에 미안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sm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