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캠프 험프리스 두고 '은근한 신경전'
트럼프 "일부비용 美가 부담" vs 文 "한국이 많은 기여"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둘러싸고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한 은근한 신경전을 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에 미국도 일정 비용을 부담했다고 강조한 반면, 문 대통령은 "한국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임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캠프 험프리스 방문 소회를 묻는 질문에 이처럼 온도차가 있는 답변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스는 놀라운 군사시설이다. 굉장히 많은 돈이 들었단 것도 안다"면서도 "저희도 많은 부분을 지출했다.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한 것으로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는 비용을 미국이 부담했단 것을 말하고 싶다"며 "이 부분은 저보다 훨씬 더 이전에 (비용투입이) 있던 부분이다. 그러나 제가 이 일을 맡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답변을 마치자마자 "보충해 말하자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평택기지 방문은 한미동맹에 한국이 최선을 다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점에 대해 확대정상회담 때 한국에 감사를 표시한 바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뿐 아니라 평택기지에서도 미8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브리핑을 하면서 그 점을 특별히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캠프 험프리스는 한미 양국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주한미군 기지이전사업에 따라 주한미8군이 주둔할 기지로 미국 육군 해외기지로는 최대 규모로 꼽힌다.
한국정부는 용산기지를 평택 등으로 옮기는 용산기지이전협정(YRP)사업에 들어가는 9조원을 부담했다. 의정부·동두천기지를 평택과 대구 등으로 옮기는 연합토지관리계획개정협정(LPP)사업은 미국이 부담하는데, 이는 약 7조원 규모다.
이 때문에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도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면 인식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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