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위크 돌입한 文대통령…첫 과제 '광복절 메시지' 집중
20여분 분량…키워드는 동북아평화번영·보훈
국정철학 공유한 '盧 전 대통령 경축사' 주목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 굵직한 행사들을 맞이하는 '슈퍼위크(super week)'에 돌입한 가운데 첫 과제인 '광복절 메시지'를 가다듬는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15일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할 예정이다. 취임 후 첫 광복절이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은 8·15 경축사를 통해 대북정책과 제안, 대일메시지, 굵직한 국정화두를 제시해왔다.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의 8·15 경축사는 상당한 주목을 받아왔다.
더군다나 최근엔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국제정세가 쉼없이 바뀌고 있어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 또한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메시지에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14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경축사는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중심으로 정책실·안보실 등이 합심해 작성하고 있다. 분량은 20여분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경축사는 신동호 비서관을 비롯해 최종 결정권자인 문 대통령까지 검토에 검토를 거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축사 내용은 철저한 보안으로 안갯속에 가려진 가운데 '동북아평화번영'과 '보훈'이라는 키워드가 주가 될 것이란 정도가 알려져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1일 이에 대해 6월은 안보·보훈·호국, 7월은 독일 쾨르버 연설에서 나타났듯이 한반도 통일과 평화였던 가운데 "8월은 '동북아'로 확장되는 기조로 준비 중"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이어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저해하는 것 중 하나가 북한 상황"이라며 "어느 선에서 메시지에 담을지 엄중히 보고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한 분들의 날인 만큼 보훈에 대한 메시지는 당연히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했고 이에 따라 현 정부가 노무현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을 사실상 교과서로 삼고 있는 만큼, 경축사도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노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03년 8·15 경축사를 살펴보면 현재 문 대통령이 전 분야에 걸쳐 갖고 있는 인식과 상당한 유사성이 엿보인다. 부동산 안정정책 및 자주국방에 대한 중요성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가 자리잡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경축사 주요 키워드인 동북아평화번영과 일맥상통한다.
이외에도 경축사에는 동북아 평화에 대한 중요성이 여러 차례 강조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 포기시,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면서 "그렇게 하면 새로운 동북아 시대가 열리고 북한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 평화와 번영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대북정책인 '베를린 구상'과 대동소이하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 전임이자, 역대 대통령 중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경축사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취임 첫해 8·15 경축사에서 "북한은 동족끼리의 대화는 거부하면서 미국과의 협상만 고집하는 불합리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며 "우리는 언제든지 남북당국자 간의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고 북한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13년 8·15 경축사에는 보훈 문제부터 대북 메시지를 포함한 동북아평화번영 주장 및 일본을 향한 메시지 등이 모두 담겨있어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정부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선열들의 고결한 뜻을 기리고 유적과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그 뜻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을 향해선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적극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내세웠다. 일본을 향해서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이라면서도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동북아 국가들이 다자대화의 틀을 만들어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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