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성공발표 '대륙간탄도로켓', ICBM 맞나?
실제 ICBM의 경우 美본토 타격 가능한 9000km 비행
- 홍기삼 기자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 과학자, 기술자들은 새로 연구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북한관영 조선중앙TV는 4일 오후 3시30분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 방송을 통해 탄도미사일이 이날 오전 9시 서북부지대에서 발사돼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했으며 동해 공해상에 설정된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시험발사는 최대 고각발사체제로 진행됐으며, 정점 고도 2802㎞까지 상승해 933㎞의 거리를 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표는 이날 오전 우리 국방부가 밝힌 수치와 거의 유사하다.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평안북도 방현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기 발사한 미사일이 37분가량 최대고도 2300㎞이상, 930여㎞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의 공식 발표 전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초기 판단으로는 중장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으나 ICBM급 미사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에 맞춰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사거리 2400㎞ 이상인 중거리미사일(IRBM)으로 분석했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동해수역에 미사일을 떨어뜨리기 위해 시험발사용으로 거의 수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미사일 엔진 추력도 줄여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이 시험발사용이 아니라 대기권을 뚫고 올라가 대륙을 가로지르며 공격하는 실제 ICBM으로 제작할 경우 이보다 사거리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치를 근거로 이날 북한이 발사한 '화성-14형'이 최소 90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는 북한으로부터 7500㎞ 떨어져 있다. 북한 ICBM이 9000㎞이상을 날아가면 미국 본토 일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5월14일 발사한 '화성-12형'의 경우 정상각도로 발사시 4500~5000km 비행이 가능하다고 국방부가 밝힌 바 있다. 당시 화성-12형 미사일은 동해상으로 최대정점고도 2110여km, 거리 약 780여km를 비행했다.
북한이 ICBM급 탄도미사일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대기권 진입기술과 대기권 진입이후에도 목표타깃까지 정확히 찾아가 의도한 대로 폭발할 수 있는 유도시스템 등이 검증돼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북한도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동해 공해상에 설정된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밝혔다. 대기권 재진입을 통해 목표물까지 정확히 도달해 타격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성공시킨 로켓의 안정화와 추력 극대화를 통해 안정적인 ICBM을 개발하는 마지막 과제를 달성하는 것과 동시에, 핵탄두의 소형화와 안정적 폭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핵실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결국 '레드라인'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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