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세월호' 희생자 조문…유가족들과 슬픔 나눠

유가족들 원망과 탄식, 애원 쏟아져…朴대통령 말 잇지 못해
朴 "희생 헛되지 않게 적폐도려내고 안전한 나라 만들겠다"
침몰 14일만에 조문..영정, 위폐 돌아보며 숙연한 분위기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14.4.29/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경기도 안산시 합동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13일 만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건 오전 8시45분쯤. 일반인 조문을 1시간여 앞두고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안산 올림픽 체육관에서 임시분향소를 마련하고 조문객들을 받았다.

검은색 정장차림에 검은색 '근조'리본을 단 박 대통령은 흰색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제단 좌측에서 우측으로 돌며 희생된 아이들의 영정과 위패를 침착한 표정으로 쭉 둘러보았다. 세월호 침몰로 선실에 갇혀 죽음을 맞아야 했던 영정 속 어린학생들과 희생자들을 보며 참담함과 안타까움이 스며든 모습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숙연한 분위기에 길게 느껴졌다.

유족으로 보이는 한 할머니가 박 대통령에게 울면서 다가갔다. 할머니의 어깨를 감사안고 두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몇 마디 애도의 말을 나눴다. 그리고 천천히 국화꽃을 제단에 내려놓고 다시 한 번 영정사진과 위패를 바라보았다. 이어 향을 사르고 고개 숙여 묵념을 했다.

그리고 나서 박 대통령은 분향소 우측에 마련된 단상에 조의록을 썼다. "갑작스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 2014.4.29. 대통령 박근혜"라고.

조의록을 쓰던 중 유가족들의 울부짖음과 외침이 터져나왔다. 한 여성 유가족은 "대통령님, 자식이예오"라며 계속 울부짖었다.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다가가자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아이의 죽음과 관련해 은폐사실이 있다며 하소연을 터뜨렸다. 한 여성 유족도 "대통령님 우리 새끼들이었어요. 현장에 끝까지 있으셨어야죠. 서로 왜 미뤄요"라고 통곡했다.

한 남자는 "이 상황에 올림픽회관에 유가족이 있는 데 (분향소가 이쪽으로 옮겨온다고) 공고를 했다는 데 아무도 몰라요"라고 하소연했다.

박 대통령은 "분향소가…" "거기에 대해서도…"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한 유족은 "저희가 원하는 건 선장 집어넣고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해수부부터 해가지고 정말 이렇게 잘못된 관행들을 정말 진짜 바로잡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럴 겁니다. 그렇잖아도 이거 끝나고서 국무회의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동안에 쌓여온 모든 적폐와 이것을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서 희생된 모든 게 절대 헛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유족과의 대화는 장례절차와 과정에 대한 사무치는 원망과 간절한 부탁, 원성과 탄식, 눈물로 가득했다. 박 대통령은 내내 제대도 말을 잇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박준우 정부수석비서관을 유가족들에게 소개하면서 "이렇게 가족 분들의 요구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는지 제가 알아보고 거기에 대해서도 제가 책임을 묻겠다"면서 "(정무수석을 보며) 여기 남으셔서 이런 분들의 어려움울 전부 자세히 듣고 여기 계속 남아서 해결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남자유족은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대통령님이 지시를 내려주십시요. 내 자식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고 내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내가 어떻게 할 건지 그 마음으로 해주십시요. 정말로…"라고 간청했다.

이어 "대통령님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주세요" "자기목숨 부지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던 해경 관계자들 엄중 문책해 주십시요" "우리 딸 마지막까지 웃으면서 엄마 구명조끼 입으라고 했대요. 내가 9시48분까지 통화를 했어요" "얼마가 보상이 됐건 아이가 살아나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 차후에 더 거짓 방송이 되지 않도록 그것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등 애원과 원망이 쏟아졌다.

박 대통령은 "알겠습니다. 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조문은 20분간 진행됐으며, 박대통령은 유족들을 만난 뒤 이날 오전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위해 분향소를 떠났다.

birakoc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