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2주째 靑수석회의 거르고 국내 현안 '침묵'
국정원 이어 사이버司도 대선개입 의혹 파장… '무대응' 일관
동양그룹 사태에도 '묵묵부답'… 22일 각의서 언급할지 주목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박근혜정부 첫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지난 14일 시작된 이래로 국가정보원뿐만 아니라 국군사이버사령부마저 작년 대선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관련 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 같은 태도는 "정치권의 각종 의혹 제기에 일일이 대응할 경우 오히려 정쟁(政爭)만 심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정치현안에 대한 지나친 '거리두기'는 오히려 "내치(內治)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브루나이 순방에서 귀국한 다음날인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그간 해외순방 기간을 제외하곤 매주 월요일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와 화요일마다 정홍원 국무총리와 번갈아 주재해온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내외 주요현안 등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주의 경우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이어 국무회의 또한 정부 각 부처의 국감 준비를 이유로 소집되지 않음에 따라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 주재 이후 벌써 3주째 주요 현안 등에 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은 셈이 됐다.
대신 박 대통령은 지난 한 주간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과의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비롯해 주요 방한 인사들을 접견하고 세계에너지총회와 세계사이버스페이스총회,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컨퍼런스',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 제94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개회식 등의 외부 행사에 참석했다. 주말인 20일에도 전남 순천에서 열린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현장 방문과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참석 등의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올 하반기 국정운영의 주요 목표로 제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민생 문제와 더불어 내달 초 유럽 순방을 앞두고 외교·안보 관련 사항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리지 않더라도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안 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실장 주재 회의에서 종합된 사항이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있고, 대통령이 수석들로부터 개별 보고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외부에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을 뿐이지, 박 대통령은 여전히 국정 현안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민감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청와대는 최근 국감 과정에서 연제욱 현 국방비서관의 연루설(說)이 제기된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선 당사자인 연 비서관이 언론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해당 의혹을 부인한 것 외엔 일체의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
청와대는 특히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이 수사 관련 상부 보고 등의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된 사실을 놓고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검찰의 국정원 수사 방향을 못마땅해 하는 청와대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윤 지청장에 대해서까지 '찍어내기'를 한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 청와대가 관계 당국으로부터 '사전 보고'를 받았을 것이란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의 국감 위증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가타부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개별 사안에 대해 직접 대응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단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의 경우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제는 이 같은 청와대의 태도를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데 있다"면서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국민의 의구심은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채 자기주장만 관철하려는 것으로 비칠 경우가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오는 22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할 것으로 알려져 최근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여부가 주목된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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