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필 대통령, 朴대통령에 500페소 지폐 보여준 까닭은?

부친이 종군기자로 한국전 취재… 17~18일 방한 예정
朴, 브루나이 방문 때 라오스 총리 등과도 개별 환담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뒤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 등과 환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탐마봉 총리와의 환담 자리에선 지난달 파니 야토투 라오스 국회의장이 방한한데 이어, 촘말리 사야손 대통령의 방한 및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음을 들어 "대통령 취임 첫 해에 라오스 대통령과 총리, 국회의장을 모두 만나게 됐다"면서 "라오스에 가보진 않았지만 마치 라오스를 방문한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키노 대통령과의 환담에선 필리핀이 동남아 국가 중에선 가장 먼저 우리나라와 수교(1949년)를 맺은 데다 1950년 6·25전쟁에 참전한 참전국가인 점,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다문화가정 출신, 즉 이민자 출신 국회의원이 필리핀 태생의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인 점 등을 화제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아키노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17~18일 이틀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자 아키노 대통령은 자신의 지갑에서 필리핀의 500페소 구권 지폐를 꺼내 그 뒷면에 6·25전쟁 당시 필리핀 종군기자의 모습과 함께 '필리핀 제1기갑부대가 38선을 넘어 진격했다'는 제목의 신문기사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박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아키노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보여준 지폐 뒷면의 종군기자는 바로 아키노 대통령의 부친이자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의 남편인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 전 상원의원. 아키노 전 의원은 6·25전쟁 당시 17세의 어린 나이에' 마닐라타임스'의 종군기자로서 우리나라에 파견돼 전쟁 상황을 취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올해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렸던 참전국 대표 오찬 때 "참전용사 출신의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과도 만났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탐마봉 총리와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은 각각 박 대통령과의 환담 및 정상회담을 통해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시 시작했던 '새마을운동'과 관련, 그 경험을 전수받아 자국식으로 추진코자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여성 대통령으로서 굉장한 주목을 받았고, 각국 인사들은 'K팝(K-pop)'과 새마을운동,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관련 국가전략 등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의견을 교환코자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브루나이 방문 당시 한-아세안 정상회의 및 아세안+3 정상회의, 그리고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 등의 일정 외에도 하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각각 양자 회담을 가졌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도 접견 또는 환담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