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개각 없다고 못박는 속사정은?

靑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 '개각설' 계속 제기 곤혹
靑 "지금은 개각 거론할 시기 아니다" 판단
정기국회 이후 개각할 듯

서울 세종로에서 바라본 청와대.2013.9.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허남영 기자 = 청와대가 30일 조기 개각설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분명히 개각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기초연급 파동에 따른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 수리 등과 맞물리면서 개각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차례에 걸쳐 거듭 "(개각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분명히'라는 표현을 쓰겠다. 지금 단계에선 분명히 개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도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초연금 후퇴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업무복귀를 촉구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개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여전히 개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정 총리를 거쳐 최종적으로 진영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두 차례에 걸친 사퇴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의를 굽히지 않은 진 장관의 행보가 '항명'으로 간주돼 이미 되돌리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표를 수리할 수밖에 다른 방안이 없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 장관의 사퇴로 박근혜 정부에선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에 이어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장관급 이상에서만 총 3자리가 공석이 된 상태다.

차관급에선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감사원 감사위원 1자리가 비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비어 있는 자리들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인선이 이뤄지겠지만 그 이상은 없다"며 인사 폭 확대의 의미가 담겨 있는 조기 개각설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일부 내각 인사들의 중도하차설이 거론되는 등 추가적인 인사수요에 대한 얘기가 계속 흘러 나오고 있다.

전임 이명박 정권 때 임명됐으나 박 대통령이 지명한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유임된 김관진 국방장관을 비롯해 '자질론' 시비에 휩싸인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교체론은 새 정부 출범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진영 장관 사퇴 파문으로 정홍원 총리의 내각 장악력에도 큰 상처가 났다.

여권에선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총리가 장관 하나 주저앉히지 못해 대통령에게 근심을 끼치냐"고 비판하며 교체 명단에 정 총리의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지만 청와대는 조기 개각설을 거듭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는 진 장관의 사표 수리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이 진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확인하면서도 "개각은 분명히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대응은 정기국회 등 빠듯한 일정상 인사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는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감사가 이뤄지고 새 정부가 짠 내년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다.

더욱이 복지공약 후퇴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국가정보원 개혁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민주당은 바짝 공세의 수위를 높일 태세다.

지난 16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3자 회담'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했다고 민주당은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공세가 집중될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내각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집권 초반 뼈아픈 '인사실패'를 경험한 박 대통령으로서는 당장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각에 나섰다가 잘못될 경우, 내년 예산안 심의는 물론 이번 정기국회에 상정된 경제활성화와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처리가 줄줄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편에선 "마땅한 교체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여권 관계자는 "공기업 등 공공기관장 인선도 몇 개월째 못하고 있지 않느냐"면서 "취임 초 (인사실패를) 당했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적 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개각은 없다'라는 표현보다 '개각을 정기국회 이후로 미뤘다'는 쪽이 더 현실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