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정원' 촛불시위에 "MB 때 트라우마가…"
盧 'NLL 포기' 의혹 논란 겹쳐 여론동향에 촉각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해당 사건과 관련한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주말 도심에서 정부·여당의 미온적 태도를 규탄하는 '촛불시위'까지 열리면서 여권 내부에서부터 "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겪었던 '촛불 트라우마'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 정부 때와는 촛불시위의 성격이 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3일 주말을 기해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열린데 대해 "관련 상황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크게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인 지난 2008년 5월의 촛불시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발단이 됐다는 점에서 당시 정부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대응이 그 '원인'을 제공한 게 분명하지만, 이번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의 경우 현 정부가 아닌 과거 정부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나 지금의 청와대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야당과 일부 진보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현 정권의 '정통성' 시비로까지 연결 지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도 그랬고 지금도 여론 지지율이 높다"면서 "야권에서 계속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건 결국 대선 패배에 따른 '분풀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광우병 우려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안전성 문제는 국민의 식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그 파장이 컸지만, 이번 국정원 사건은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이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도 청와대의 판단이다.
청와대가 야당의 잇단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 또한 이 같은 상황 판단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 자체에 대해선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고, 관련 국조 실시 문제는 여야 정치권이 결정할 몫"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청와대는 앞으로도 정치권의 국조 실시 여부와는 관계없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금과 같은 '스탠스'를 계속 유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청와대 일각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이 최근 국회 정보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회담 대화록 발췌본 열람을 계기로 재촉발된 것과 관련해 일부 우려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자칫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여권의 '물타기'로 비쳐져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일부 보수단체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 규명을 주장하면서 야당과 진보단체의 국정원 사건 관련 국정조사 요구 등의 공세에 맞서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의 경우 국익 차원에서, 그리고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위해서라도 진위를 분명히 가릴 필요가 있는 데는 공감한다"면서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과 이 문제는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먹고 사는 문제"라면서 "금융과 실물시장 모두가 안팎의 파고를 맞고 있는 지금은 민생을 챙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공세가 경계선을 넘어서는 안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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