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아 파면되자 그 업체로 쏙…"불법취업 공직자 17명 적발"

권익위, 부패 퇴직 공직자 점검…공공기관 취업도 7명
상습 위반자도 적발…10명 고발·7명은 '취업해제' 요구

김응태 국민권익위원회 심사보호국장.ⓒ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재직 중 금품을 받는 등 부패행위로 파면·해임된 뒤 자신이 담당했던 업무와 관련된 업체나 공공기관에 다시 취업한 공직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직무 관련 부패행위로 퇴직한 공직자 등 1515명의 올해 상반기 취업 현황을 점검한 결과, 취업제한 규정을 위반한 17명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현행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재직 중 직무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파면·해임되거나 퇴직 후 벌금 3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5년간 일정한 기관이나 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

취업이 제한되는 곳은 공공기관이나 자신이 저지른 부패행위와 관련된 기관, 퇴직 전 소속 부서·기관의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업체 등이다.

이번에 적발된 17명 가운데 7명은 공공기관, 6명은 과거 업무와 관련된 업체, 4명은 자신의 부패행위와 관련된 기관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직에 있을 당시 자신이 담당했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체에 취업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A기관에서 차장으로 일하다 금품과 향응을 받아 해임된 한 직원은 퇴직 전 자신의 부서와 감리 용역 계약을 맺었던 업체에 취업해 월평균 3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B기관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다 금품과 향응을 받아 파면된 직원도 과거 자신이 소속됐던 부서가 계약보증 등의 보증서를 발급해준 업체에 취업했다가 적발됐다.

취업제한 규정을 반복해서 어긴 사례도 있었다.

C기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자신이 소유한 법인에 권한을 넘어선 금액을 대출해주고 면직된 직원은 지난해 하반기 점검에서 부패행위 관련 기관에 취업했다가 적발돼 고발 조치가 요구됐다. 하지만 이번 점검에서 또 다른 부패행위 관련 기관에 취업한 사실이 확인됐다.

D기관에서 직무태만 등으로 파면된 직원 역시 지난해 하반기 공공기관 4곳에 취업해 고발 조치가 요구됐지만, 이번에도 다른 공공기관에 취업한 사실이 적발됐다.

권익위는 불법으로 취업한 17명 가운데 10명을 취업제한 규정 위반 혐의로 고발하도록 요구했다. 이 가운데 현재도 불법취업 상태인 7명에 대해서는 퇴직 전 소속기관이 취업을 해제하도록 조치할 것을 추가로 요구했다.

나머지 7명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생계형 취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고발 대신 퇴직 전 소속기관에 재발 방지를 위한 주의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김응태 권익위 심사보호국장은 "부패행위로 면직된 공직자가 공공기관, 업무 관련 업체 등에 위법하게 재취업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이를 통해 청렴한 공직사회가 구현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