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쇄신 TF' 불만 유병호…'세상은 요지경' 노래 이어 '엿 배달'

윤석열 정부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각종 감사 주도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 2025.10.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감사원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 전반을 들여다보는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것에 불만을 제기한 유병호 감사위원이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 사무실로 '엿'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정부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유 감사위원은 '운영 쇄신 TF'를 조직한 정상우 사무총장의 사무실에 지난달 엿을 보냈다.

엿은 속된 표현으로 남을 골려 주거나 속일 때도 쓰인다는 점에서 유 감사위원이 정 사무총장에게 불만을 품고 엿을 보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TF는 정 사무총장이 취임 직후 윤석열 정부 감사 과정을 점검하는 가칭 '감사원 정상화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뒤 만들어진 조직이다.

유 감사위원은 지난 11일 최재해 전 감사원장 퇴임식 후 기념사진 촬영을 준비하던 중에도 1990년대 유행가 '세상은 요지경'을 틀고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외친 바 있다. 이를 두고 운영 쇄신 TF 설치를 승인한 최 전 원장을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는 추측도 나왔다.

또한 유 감사위원은 지난달 28일 감사원 자유게시판에 TF 사무실을 캄보디아 범죄단지인 '웬치'에 비유하며 '감사원장은 본인이 설치한 괴이한 집단을 즉시 결자해지 하길 바란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유 감사위원은 "국민 세금으로 먹고사는데, 좀비처럼 영혼 없이 살거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좀 착하게 살자"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감사원 직원이 게시판에 "TF가 규명하려는 진상이 뭐냐, 집단으로 발길질 마구 하니 기분 좋냐"는 취지로 글을 올리자, 유 위원이 "불법 구성된 TF가 권한남용과 인권침해를 일삼고 있다, 사형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댓글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무총장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늦어지고 있지만, 결과로 말하겠다"고 댓글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감사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제성 조작을 밝혀낸 인물로, 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각종 감사를 주도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발족한 운영 쇄신 TF에 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성과 활동이 전부 위법하다'고 공개 비판하며 TF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 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