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기재부 '5G 주파수 할당 대가' 과다 계상…기금 건정성 악화

산출근거 없이 1.3조 계상…2024년 누적 적자 4.5조 전망
기금 건전성 훼손·국민 불편 방치…감사원, 강력 시정 요구

23일 서울 용산의 휴대폰 매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날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한 5G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최종 확정했다. 국내에서 주파수 기간 만료 전 할당이 취소된 첫 사례다. 이번 할당 취소 처분으로 양사의 28㎓ 대역 사용은 이날부로 중단된다. 다만 28㎓ 대역을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는 통신 3사가 공동 구축 및 운영을 이어간다. 2022.12.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가 5G 주파수 할당 대가를 구체적 산출 근거 없이 과다 계상해 사업 구조조정을 미루면서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재정 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9일 공개한 정기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감사 결과, 과기부와 기재부는 5G 주파수 신규 할당 수요가 사실상 없는데도 불구하고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1조 3000억 원 규모의 신규 할당 대가를 기금 수입에 산정하는 등 재정계획을 부풀렸다. 이로 인해 2024년 말 누적 적자가 4조 5000억 원에 달하며, 사업 구조조정 없이 지출 예산을 집행해 기금 수지가 계속 악화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에는 재량 지출 사업비를 전년 대비 10% 감액해야 하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2600억 원을 증액 편성했고, 2023년에는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우체국보험 적립금을 차입하는 등 재정 운용에 비효율이 발생했다.

한편 불법 스팸 전송 차단 관리에서도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대량문자 서비스 재판매사 등록 요건인 '전담 직원 1명 이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업체가 전체 등록 업체의 약 60%에 달하며, 이들 업체가 불법 스팸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 스팸 차단을 위한 이통사에 대한 전송속도 제한 등 조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고, 불법 스팸 최초 전송자 신속 차단을 위한 식별코드 삽입 후속 조치도 협의 부진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과기부장관과 기재부장관에게 기금 운용 계획의 구체적 산출 근거 마련과 수지 개선 대책 수립, 등록 요건 미달 업체에 대한 조치, 불법 스팸 전송 제한 조치 강화 및 식별코드 기반 신속 차단 체계 마련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감사원은 "기금 건전성 훼손과 불법 스팸 문제는 국민 불편 해소와 재정 건전성을 위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며 "관련 기관이 관련 법령과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