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 저수지 안전진단 부실…집중호우시 수위 통제 어려울 수도

농어촌공사, 측수로 불완전월류 현상 검토 안해…농림부도 뒷짐
나주 강정저수지 등 위험 확인…용도폐지 저수지도 안전점검 전무

저수지 방류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다수 농업용 저수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부실해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저수지 안전이 우려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7일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 1월25일~3월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 및 행정안전부, 기초자체단체 등을 대상으로 실지감사를 한 결과 저수지 정밀안전진단시 측수로형 여수로에서 홍수배제능력을 감소시키는 잠류 발생여부를 검토하지 않아 저수지 안전평가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측수로형 여수로는 저수지의 계획저수량을 초과하는 홍수량을 방류할 때 물이 직각방향으로 꺾여 흐르도록 만든 물길로, 직선월류형 여수로보다 수리학적 효율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방류한 물이 제대로 배출될 수 있도록 물넘이가 물에 잠기지 않게 설계해야 한다.

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측수로 내 수위가 상승하고, 상승한 수위에 의해 물넘이가 일부 또는 전부가 잠기는 불완전월류 현상이 발생하면 저수지 수위가 통제에서 벗어나 붕괴나 범람 등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완전월류와 불완전월류 현상 비교. 농업용 저수지 안전관리실태 감사 결과 자료. (감사원 제공) ⓒ 뉴스1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측수로형 여수로가 설치된 1107개 저수지 중 직접 정밀안전진단을 한 411개 저수지에 대해 물넘이에서 불완전월류가 발생하는지 검토하지 않았고, 진단업체를 통해 정밀안전진단을 한 696개 저수지에 대해서도 불완전월류 현상 발생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작성된 용역 성과품을 준공처리 했다.

안전진단기관을 감독할 의무가 있는 농림부는 이러한 진단 결과보고서를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고도 별다른 검토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번 감사에서 측수로형 여수로가 있는 저수지 중 표본 1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남 나주시 강정저수지 등 14개 저수지 여수로에서 불완전월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농업용 저수지는 준공 후 5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저수지가 1만4005개로 전체의 81.2%를 차지하고 있다. 정밀안전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큰 재난으로 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용도폐지된 농업용 저수지 역시 붕괴시 인명피해 등 안전우려가 크기 때문에 안전점검과 정밀안전진단 등 관리가 필요하지만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행정안전부는 용도폐지된 저수지에 대해 안전점검이나 비상대처계획 수립 근거를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감사원이 용도폐지된 저수지 24개를 표본으로 확인한 결과, 9개는 여전히 담수하고 있는데도 안전점검을 하지 않고 있었고, 이 중 총 저수량 30만㎥인 저수지 3개는 정밀안전진단을 하지 않거나 비상대처계획도 수립하지 않고 있었다.

감사원은 각 부처와 기관에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 업무를 철저히 하고 저수지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