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철도터널, 붕괴막는 '록볼트' 적게 시공…안전 우려

감사원, 영남·강원 일반철도 건설사업 감사 결과
최대 27%·평균 14% 부족하게 설치…공사비 8억원 과다 지급

(서울=뉴스1) 진성훈 기자 = 철도건설용 터널공사에서 지반보강을 위해 설치하는 철근인 '록볼트(Rock Bolt)를 많게는 설계수량의 30% 가까이 적게 부실 시공한 업체들이 감사원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7일 감사원이 공개한 '일반철도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및 강원본부에서 발주해 건설 중인 14개 터널(5개 공사)에서 설계수량에 비해 평균 14% 적은 록볼트가 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감사는 한국철도시설공단 본부와 공단 영남본부·강원본부를 대상으로 지난 5월 말부터 20일간 진행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A공구 2개 터널의 경우 당초 3~5m 록볼트 8746개를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7.3%(2386개)나 적은 6360개의 록볼트만 시공됐다.

나머지 4개 공구에서도 록볼트가 각각 7.3~25.7% 적게 시공된 것으로 파악되는 등 14개 터널에서 모두 1만9042개(총 설계수량 13만6228개의 13.98%)의 록볼트가 설계보다 적게 들어갔다.

감사원은 "그 결과 공사비 7억9400여만원이 과다하게 시공업체들에 지급됐을 뿐 아니라 특히 지반보강을 위해 설치하는 록볼트의 부족 시공으로 터널의 안전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록볼트는 터널 굴착시 암반층에 구멍을 뚫고 끼워 넣는 수미터 길의 철근 볼트로, 암반 지지력을 높여 터널 붕괴를 막는 역할을 한다.

감사원은 록볼트 시공의 특성상 완료 후 현장 확인이 어려워 업체들의 록볼트 반입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14개 터널에 대해 정밀안전진단과 보수보강 등 안전성 확보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부족하게 시공된 록볼트 관련 공사비를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통보했다.

또한 계약당사자인 16개 업체와 6개 하도급업체, 11개 감리업체에 대해 영업정지나 부실벌점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고, 관련된 현장대리인과 책임감리원에게도 업무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아울러 공단 영남본부·강원본부에 대해서도 이같은 부실 시공 여부를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은 점을 들어 관련자들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배전선로 시공업체인 B사가 계약수주를 위해 제출한 시공실적 자료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아 실제로는 적격심사 기준에 미달하는 이 업체와 지난해 10월 67억3100만원 규모의 전력설비 공사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자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B사의 시공실적은 배전선로 공사 5건과 건축전기 공사 2건 등 모두 7건에서 총 249억원 가량 과다하게 인정받았다.

또한 공단 영남본부는 지난해 10월 1361억원 규모의 노반시설 기타공사 준공을 앞둔 C사 등이 준공도서(실제 시공도면 등 공사 진행상황을 정리한 책자) 작성비 설계변경으로 도서 작성비를 당초 2200만원에서 4억9600만원으로 부당하게 증액 요청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검토하지 않고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C사 등은 준공도서 작성비 중 스캔 비용을 규정대로 설계변경 시점의 가격인 쪽당 150원이 아니라 이보다 3배 이상 높은 쪽당 500원에 달했던 2012년 7월 기준 단가를 적용해 증액을 요청, 2억6400만원을 부당하게 받아갔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과다하게 승인·지급된 준공도서 작성비는 노반시설 기타공사 3건에서 모두 8억2000만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관련된 공단 직원을 징계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