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침묵하는 무당층을 승리로 착각해선 안된다
민주당 압승론도, 국민의힘 반전론도 아직은 착시
(서울=뉴스1) 장도민 전국취재본부장 = 선거에서 가장 무서운 표는 이미 찍을 후보를 정한 표가 아니다. 끝까지 말하지 않는 표다. 이들은 지지 정당도, 후보도 고르지 않은 채 끝까지 판단을 미루면서 신중하게 투표권을 행사한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가 경계해야 할 대목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은 앞선 여론조사를 승리의 예고편으로 읽고 싶어 하고, 국민의힘은 보수층 결집과 '샤이 보수'의 귀환을 반전 신호로 해석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무당층의 침묵은 어느 한쪽을 향한 동의가 아니다. 더 지켜보겠다는 유보이자 양쪽 모두를 향한 불신에 더 가깝다.
민주당 우세 분위기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높은 지지율은 출발선의 우위일 뿐 투표함 안의 결과를 보증하지 않는다. 지방선거는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만으로 치르는 선거가 아니다. 유권자는 정권 안정론을 들으면서도 교통, 병원, 학교, 일자리, 재난 대응 등을 함께 따진다.
민주당이 조심해야 할 상대는 국민의힘만이 아니다. 더 위험한 상대는 스스로의 오만이다. "이 정도면 이겼다"는 분위기가 번지는 순간 무당층은 먼저 차가워진다. 공천이 매끄럽지 못한 지역, 후보 경쟁력이 약한 지역, 중앙당 메시지가 지역 현안을 덮어버린 지역에서는 우세한 정당도 흔들릴 수 있다.
국민의힘도 착각해서는 안 된다. 무당층 안에 보수 성향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분석은 기회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신뢰 회복은 아니다. 정당 지지를 거둔 유권자는 실망했거나, 화가 났거나, 더는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아 물러선 것이다. 그런 표는 선거가 다가온다고 저절로 돌아오지 않는다.
민주당 견제 심리가 커진다고 국민의힘이 자동으로 용서받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싫어서 찍는 표와 내가 좋아서 찍는 표는 다르다. 국민의힘이 무당층을 '숨은 내 편'으로만 해석한다면 또 한 번 민심과 멀어질 수 있다.
무당층은 늦게 움직인다. 정당 구호만으로 마음을 정하지 않고, 여론조사 숫자보다 후보를 본다. 중앙당 메시지보다 지역에서 쌓아온 평판도 따진다. 버스 노선과 응급실, 일자리와 침수 문제를 누가 챙길 수 있느냐는 판단은 정당 색깔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남은 선거의 핵심은 분명하다. 민주당은 압승론에 취하는 대신 지역별 후보 경쟁력을 점검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반전론을 말하기 전에 왜 유권자가 등을 돌렸는지 알고 고쳐야 한다. 제3지대 역시 양당이 싫다는 정서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우리는 다르다"보다 지역에서 어떻게 다르게 일할 것인지가 먼저다.
선거는 마지막까지 말하지 않은 표심이 결정한다. 여론조사 숫자와 지지층의 함성만 보고 승패를 예단하는 순간, 침묵하는 유권자를 놓친다. 무당층의 침묵은 민심의 경고일 수 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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