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3500억불은 무리, 대통령도 '관세 25%' 낼 각오 한 듯…美 자극 않는 선에서"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미국 요구대로 사인했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관세 25%를 낼 각오를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우리 외환 보유고, 재정 형편을 볼 때 도저히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할 수 없기에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협상을 마무리 짓지 않은 것으로 본 김 전 위원장은 이럴 때일수록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칫하면 일본이 미국에 맞서려다가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경제침체기를 겪었던 시련을 우리도 맞게 된다는 것.
김 전 위원장은 19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 저널'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이 대통령이 타임지에 '미국 요구에 동의할 수 없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 요구 다 들어주기 어렵다'고 했다"고 묻자 "장관들이 미국과 관세 협정을 한 뒤 돌아와 '자동차에 부과하는 25% 관세율을 15%로 내리기로 합의 봤다'고 해 국민은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도 '한미 정상 회의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라며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 '일부만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보증이나 대출을 통해서 하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우리 협상단이 미국 입장을 제대로 인식 못하고 우리 희망 사항만 가지고 얘기했고 이를 마치 다 된 것처럼 국민에게 얘기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타임 인터뷰에서 '3500불에 서명했다면 탄핵당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 관세 25%를 낼 각오를 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3500억 달러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현금 기준으로 우리 외환보유고의 89%로, 내고 나면 대한민국 외환 관리는 굉장히 힘들어지고 잘못하면 IMF 사태 같은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경제 체력으로 투자할 돈이 아니라고 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손익 계산을 정확하게 해 보면 당분간 25% 관세를 내면서 견디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고 한 뒤 "설사 우리가 25% 관세를 받아들일지라도 미국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피해야 한다"고 권했다.
그러면서 "1980년대 말 일본이 '미국에게 노(NO)라는 말을 해야 한다' '21세기가 되면 미국을 능가하는 경제 규모가 될 것이다'고 건방을 떨었다가 보이지 않게 미국의 경제적 압력을 받아 한국에게 반도체 강국을 넘겨줬다"며 "우리도 초고령화 사회, 저출산 등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초입에 와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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