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시절 여가부 장관 정영애 "강선우 '하라면 하지 뭔 말이 많냐' 화 내면서 예산 뚝"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장관 재직시절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원을 들어주지 않자 화를 내고 예산 삭감까지 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노무현 정부 인사수석, 여성학회 회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여가부 장관을 지내는 등 진보진영 여성계 인사 중 한명인 정 전 장관은 지난 20일 "강선우 의원과 관련한 보도가 심상치 않아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강선우 의원을 여가부 장관으로 임명하면 곤란하다는 의미에서 쓴 글을 지인들과 공유했다.
정 전 장관은 "(강선우 후보자가) 본인의 지역구에 '해바라기 센터를 설치하겠다'며 제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고 했다.
해바라기센터는 여성가족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와 병원의 4자 협약으로 운영되며 성폭력 피해자와 가족에게 원스톱 지원을 제공한다.
정 전 장관은 "센터를 설치하려면 여러 전문가를 확보해야 하는 데 그 중 산부인과 의사 확보가 가장 어렵다"며 "이에 해당 지역(강 의원 지역구)인 이대서울병원의 이대 총장에게 의논하자 총장이 '병원을 개원하면 산부인과 레지던트 TO(정원)가 한 명밖에 없다. 병원 운영이 우선이니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고 해 이를 강선우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선우 의원이)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내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해 버렸다"며 "결국 강선우 의원실로 가서 사과하고 한 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며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히고 걱정이 크다"면서 대통령실과 여권을 향해 "4기 민주 정부(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달라"고 했다.
해당 글은 대통령실이 강선우 후보자를 임명하기로 방침을 정하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 정 전 장관이 20일 지인들에게 공유한 글이 외부로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21일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 전 장관 갑질 폭로에 대해 당 차원에서 상황을 파악했는지'라는 기자 질문에 "소속 상임위원(보건복지위 강선우 의원)과 장관(정영애) 사이에 오고 간 것을 가지고 그렇게 글을 올리는 게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의원들이) 상임위원을 어떻게 하냐"고 정 전 장관 글을 불편해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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