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나토 불참, 중·러 간섭 빌미줬다"…국힘 '외교통' 김건 인터뷰

"'트럼프 못 만나' 사소한 비난 두려워 국익 외면"
"'저번에 안 갔는데 왜 가' 중·러 압박 빌미준 셈"

(서울=뉴스1) 신성철 박혜성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불참을 두고 "국내 정치를 지나치게 의식해 국익에 맞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G7에도 못 만나더니 이번에 또 못 만나고 왔느냐?'는 비난이 두려워서 전략적인 회피를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불참으로 나토와 인도·태평양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 'IP4' 간 결속이 약해져 북한을 향한 억지력을 상실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약한 연결 고리'로 여겨 다음 회의 참석 때부터 불참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김 의원은 외교관 출신으로, 주영국대사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외교부 차관보 등을 지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 있는 자신의 의원실에서 뉴스1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 6. 24./뉴스1

김 의원은 "나토 정상회의에는 미국 정상만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수출 산업인 방산이나 원전 등의 특징은 다 (해외)정부가 결정권을 쥐고 있어 정상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래서 정상외교가 핵심인데 그런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회의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까지 만나면 100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못 만나더라도 50점은 하는 건데 아예 안 가서 '빵점'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자 회의 특성상 성과를 내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며 "위험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던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승부를 보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국민이나 심지어 우리 야당도 다 이해해 줬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예 위험을 하나도 지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한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면서 모자를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25일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 회의에 참석한다. 2025.06.24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김 의원은 중·러 관계 관리 차원에서도 이번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나토 정상 회의에서 중국의 강압 외교나 러시아의 침략 행태를 비판하는 것은 한국과 중·러 관계에 큰 부담이 없다"며 "다자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중국하고 러시아를 만났을 때 직접 입장을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기는 힘든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의 정상회의 불참일 뿐'이라는 반론에 대해서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과 자원이 든다"며 "이번에 갔다면 많은 정상과 아주 쉽게 개인적인 친분·신뢰를 쌓을 수 있었는데, 이를 대신하려면 이 대통령이 각각 양자 방문을 해야하는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ss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