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국수' 내온 대통령, 할말 다한 야당…총리 청문회·원 구성 '평행선' (종합)

李 대통령, 김민석 임명 강행 의지…"원 구성은 원내 사안"
사법 독립 두고도 충돌…李 대통령 관련해 언급 자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제2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박소은 임윤지 기자 = 여야 지도부가 2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시간 45분간 오찬 회동을 진행했으나 구체적 현안에 대한 접근은 이뤄지지 못했다.

여당은 이번 회동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국회 원 구성, 사법부 독립 등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요구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통과를 당부하면서도 여야 간 갈등 지점에 대해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및 송언석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김민석 청문회'…與 "야당 조롱 태도" 野 "확인되지 않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 및 원구성 협상 관련 회동하고 있다. 2025.6.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가 만사"라며 "지금 언론에 나오는 상황만 보더라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사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 청문 대상자가 청문회에 필요한 자료 제출은 하지 않고 청문 위원을 조롱하고 비아냥대는 글을 또 올리고 있다"며 "이런 분이 앞으로 총리가 된다면 행정부와 정부에서 국회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또 여야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심사숙고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에 김병기 원내대표는 "인사에 있어 확인되지 않거나 공개되지 않은 사실에 중점을 두기 시작하면 인사는 제대로 진행이 안 된다"며 "청문회에서 모든 걸 다 들어보시고 판단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 본인의 소명을 지켜봐야 하며, 인사청문회 제도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여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 대통령은 청문회 과정에서 본인의 해명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원 구성' 두고도 대립…野 "법사위원장 달라" 與 "협상 대상 아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6.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여야는 국회 원 구성을 두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고 민주당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원내 사안이라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야당 지도부 입장을 경청하며 이는 국회서 여야 간 잘 협상할 문제라고 (대통령은) 말했다"고 전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회동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민주주의 가치 실현을 위해 행정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독점할 경우 의석수를 앞세운 무소불위 입법 독재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요청을 드린 것이지만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고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했다"고 토로했다.

野 "李, 임기 후 재판 약속해야" …與 "내란 반성부터 하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6.2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여야 지도부는 '사법부 독립'을 두고도 충돌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사법부 독립을 위해 임기를 마치고 당선 후 중단된 재판을 받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반성이 먼저"라고 일갈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사법부의 독립과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는 민주공화국을 유지시키는 핵심 기둥"이라며 ""만약 사법부가 재판을 연기한다면 임기가 끝나고 재판을 받겠다고 약속해 준다면 민주공화국의 헌법 정신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법 독립에 대해 말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진정성을 보이려면 (사법부 독립을) 요구하기 전에 반성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