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계엄 실패해 천만다행…尹 성공했어도 쫓겨나 제2의 최규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KTV 캡쳐) 2024.12.3/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만약 12·3 계엄이 성공했다면 군부정권 등장이라는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질 뻔 다며 계엄실패는 '하늘이 도운 일'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한계를 느껴, 그런 불안한 감정 속에서 계엄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본인은 계엄을 선포하면 성공할 것으로 믿고서 했을 것이지만 설사 계엄이 성공했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다"고 놀라운 발언을 했다.

대통령직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으로 본 까닭에 대해 "계엄에 대한 국민 저항이 계속되면 결국 권력 주체는 군으로, 국방장관과 계엄사령관에게 넘어가게 된다"며 "그러면 그 사람들이 국민 지지를 못받는 대통령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겠느냐, (아니다) 이런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왼쪽에서 3번째) 2024년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듣고 있다. 2024.10.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진행자가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을 것이라는 말이냐"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쿠데타라기보다는 1980년 5·17(비상계엄 전국 확대·국회 해산 및 정치 활동 금지) 이후 최규하 대통령 운명(1980년 8월 16일 하야) 비슷하게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라며 "대한민국이 일정 기간 민주주의가 정지되고 군사정부가 들어섰다면,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이뤄 놓은 모든 것이 좌초했을 것"이라고 했다.

즉 "경제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한국 국격이 형편없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것으로 "1951년 부산에서 정치 파동이 일어났을 때 런던타임스가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건 쓰레기통에서 장미꽃 피는 것을 기다리는 일'이라고 한 그러한 사태가 또 나올 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계엄 실패가 하느님이 도와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