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성폭력특위, 성범죄 '친고죄' 전면 폐지키로

국회 아동ㆍ여성대상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 이미경 위원장과 새누리당 김희정, 민주통합당 남인순 간사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활동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11.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국회 아동ㆍ여성대상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 이미경 위원장과 새누리당 김희정, 민주통합당 남인순 간사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활동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2.11.1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국회 아동·여성대상 성폭력대책 특별위원회는 19일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및 반의사불벌죄를 전면 폐지키로 하는 등 성범죄 근절을 위한 관련법안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미경 특위 위원장(민주통합당)을 비롯해 양당 간사인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과 남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위는 그동안 법무부장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등 관계 기관장들을 출석시켜 대책마련을 촉구했고, 수차례의 소위원회를 통해 관련법령을 정비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여야는 잇따른 성폭력 범죄의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9월 10일부터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 왔다.

특위는 우선 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 조항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 할 경우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를 성범죄에서 전면 폐지키로 했다.

현행 형법은 강간, 강제추행, 준강간 등의 성범죄에 대해서는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다. 범죄 사실이 노출될 경우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가해자가 친고죄 조항을 악용해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등 2차 피해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위는 "성폭력이 더 이상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중대한 사회적 범죄"라면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의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형법'에 남아 있는 친고죄 조항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 역시 확대 시행키로 뜻을 모았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시행일인 지난 2011년 4월 16일 이전 3년(2008년 4월 16일)까지 정보 공개 대상을 소급 적용하고, 성 범죄자의 거주지·도로명·건물번호 등 상세 주소까지 공개토록 했다. 또 지역아동센터와 청소년수련시설, 교습학원 등에도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우편으로 고지토록 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법정형과 관련해서도 강간죄는 현행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유사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강제추행·준강제추행·강간 살인 등에 대해서도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아동·청소년 관련 음란물 소지죄와 관련해서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인 것을 알면서' 소지한 경우 처벌하기로 했으며, 이 범죄로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을 받았을 경우 신상정보 공개 및 취업 제한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이 밖에도 특위는 △의사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진술조력인과 증인지원관 도입 △공중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신체를 몰래 훔쳐보는 행위에 대해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죄' 조항 신설 △보호관찰제 신설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 교육 확대 실시 등에 합의했다.

특위는 피해자의 연령과 무관하게 성도착 환자로 재범의 위험이 있는 경우 약물치료를 받도록 했고, 논란이 됐던 외과적 치료(물리적 거세)는 피해 최소성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음주 등으로 인한 성범죄 형량 감경의 폐지에 대해서도 무조건 감경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현행 규정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위는 "관련 법령이나 제도의 정비도 중요하지만 성폭력의 폐해 등에 대한 모두의 관심과 각자의 인성계발이 더 중요하다"면서 "성범죄와 관련한 예방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희정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이날 별도 기자회견을 통해 "특위에서 의결한 법안들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한다"면서 "내년도 성범죄 안전 예산을 올해 보다 1304억 증가한 2972억원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인순 의원 등 민주통합당 소속 특위 위원들도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피해자 지원과 보호, 성교육·성폭력예방 교육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역사회 안전·돌봄 체계 구축 등을 위해 관계 기관과의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법과 제도의 정비, 예산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는 12월까지인 특위의 활동 시한을 내년 4월까지 연장할 것을 야당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