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바뀌나, 역사인식·불통 논란 정면돌파?

5·16 역사 평가 한발 뒤로…젊은이들 유행어 '멘붕' 즐겨 사용

박근혜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대 정책토크 '청년과 함께' 행사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후보는 '멘붕'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여권의 유력 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가 최근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역사관 논란을 키운 5·16 쿠데타에 대한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리는가 하면,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유행어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리낌없이 쓰는 등 확실히 달라졌다.

박 후보 캠프에선 "박근혜가 진화 중"이라는 평가를, 일각에선 "표 확장을 위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7일 방송 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데타 이후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다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그게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겠냐"면서 "그런 상황에서 불행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버지 스스로도 인정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5·16 쿠데타에 대해 지난달 16일 "아버지로선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발언에서 한발짝 물러난 것으로 박 후보가 '5·16 발언' 이후 '왜곡된 역사관' 논란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였다.

'최선의' 라는 수식어가 빠지면서 5·16을 옹호하는 뉘앙스가 한결 약해졌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선 " 5·16은 구국의 혁명"이라고 말해 큰 논란이 됐었다.

박 후보는 8일 한 토론회에서도 5·16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저는 제 입장을 밝혔고, 5·16에 대한 다른 의견도 존중한다"고 말해 지난달 24일 "저처럼 생각하는 국민이 50%가 넘는다"는 발언과는 톤이 달라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의 5·16에 대한 인식에는 차이가 없지만 표현이 조금 달라졌다"며 "처음 발언할 때 전후 맥락 설명이 빠져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지만 박 후보도 5·16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한 정치평론가는 "표현 수위만 낮춰 논란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최근 박 후보가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특히 수도권, '2040' 세대가 등을 돌리는 것이 현실화하자 표현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박 후보가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한계가 명확하다"며 "눈가리고 아웅식 대처로 새로운 지지층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평소 절제된 언행으로 유명한 박 후보가 최근 들어 '멘붕(정신적으로 상당히 충격이 큰 상태를 의미하는 말. 멘털 붕괴의 줄임)' 같은 유행어를 쓰는 것도 주목을 끈다.

박 후보는 지난 5일 공천헌금 파문을 언급하며 "믿었던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연루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멘붕이 됐다", 6일 합동연설회에선 "네거티브에 너무 시달려서 멘붕이 올 지경"이라는 말로 민감한 현안을 가볍게 받아 넘기는 여유를 보였다.

한 측근은 "일각에서 불통이란 지적은 정말 그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누구보다 평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고, 받아들인다. 어느 누구보다 유행어, 최근 트렌드를 많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변화를 계기로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불개입' 입장, 폐쇄적인 의사결정 스타일 등이 바뀔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내놓는다.

지난 2007년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로 요약되는 경제관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 '경제민주화' 등으로 바뀐 것처럼 박 후보가 변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chach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