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호남 반도체 공방…野 "대국민 사기극" 與 "새 성장 엔진"(종합)

예산 편중·투자지 결정 과정 놓고 여야 충돌
김성원 "사기극 표현 순화해달라" 요청도…김승원도 질의 나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조용훈 김승준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6일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서남권 반도체 투자를 놓고 여야가 종일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예산 편중과 사업 추진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공세를 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력·용수 여건과 국가균형발전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호남 반도체에 1조 5000억 원이 (편성됐는데) 메가프로젝트 예산의 50%에 육박한다"며 "그런데 대경(대구·경북)권의 반도체에는 148억3500만 원을 편성했다. 메가프로젝트의 0.48%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메가프로젝트를 처음 한다고 했을 때 반도체 성장의 전국 거점화를 하겠다고 했고, 모든 지역의 성장을 골고루 형평성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대로라면 호남 1극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

투자 지역을 먼저 제안한 주체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조 의원은 "기업이 먼저 호남 투자 의사를 전달했느냐, 서남권 투자계획을 먼저 제안했느냐 물어보니 기업은 '서남권 투자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 '먼저 특정 지역을 두고 투자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측에 문의한 결과 전력과 용수,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호남 반도체 투자가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서남권의 전력·용수 여건과 국가균형발전 필요성을 들어 투자 타당성을 강조했다.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용인 반도체 팹이 모두 완공된 다음에 수도권에 반도체 팹을 더 건설할 용수 확보가 가능한가"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거의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서남권 입지 선택은 타당한 것으로 보이고 전략적으로도 분산이 필요하다고 보인다"면서 "삼성과 하이닉스가 물과 전기가 있는 서남권을 선택한 것이지 팔을 비튼 건 아니라고 보이는데 어떤가"라고 했다. 이에 김 장관은 "예, 맞다"라고 답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5극 3특이라는 지역균형발전 전략에 따라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기반을 지방으로 확산하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드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들어 야당의 공세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라는 지역을 사실은 선정해 놓고 정해진 결과에 이 과정을 맞추려다 보니까 뭔가 (김 장관이) 답변하기가 힘들고, 자료 제출도 안 되고, 솔직하지도 않고, 기업들도 안 부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은 "호남 반도체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저는 생각한다. 허상이고, 추진하다가 중단될 요소가 굉장히 많다"면서 "자원 외교가 대국민 사기극이면 이것은 더 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투자 지역 결정 과정과 기업의 투자 의지, 전력·용수 문제 등을 거론하며 "딱 한 가지 있는 것은 대통령이 모든 걸 다 생략하고 호남에다가 기업체의 팔 비틀어 가지고 800조 원 투자하겠다 그 말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에게 "대국민 사기극 아니지 않느냐"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표현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자 김성원 산자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을 향해 "듣고 있는 국민들이 상당히 슬퍼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금 순화해 발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산업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자리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황기선 기자

한편 대미 투자 비공개 보고 녹취록 유출 문제에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여당 간사인 장철민 의원은 "위원회 차원에서의 고발 그리고 수사 촉구도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야당 간사인 구자근 의원도 "여야 구분 없이 이런 부분들은 분명히 되짚어 봐야 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성원 위원장은 양당 간사와 수사 촉구 결의안 작성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자진 사퇴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산자중기위 보임 후 처음으로 질의에 나섰다.

김 의원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방에 인재와 기업, 물자가 모여야 골고루 잘 살 수 있고,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절박성에서 나온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이번 기회에도 만약에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지방균형성장, 지역성장 정책에 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