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부터 반도체·ETF·北지뢰까지…여야 국감 첫날 곳곳서 충돌
[국감초점] 증인 선서 않은 조 대법원장 일부 답변만…이석 두고 여야 충돌
김재섭 경찰 출석에 野 "탄압" 비판…과방위 국감장 中휴머노이드 로봇 등장
(서울=뉴스1) 정당팀 =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정감사가 6일 국회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여야는 이날 대법관 재제청 문제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경찰 출석, 호남 반도체 투자, 북한 지뢰 폭발 사고,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 등을 놓고 상임위 곳곳에서 충돌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대법관 후보 재제청을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선서 여부를 놓고 시작부터 격돌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감에 출석했지만 증인 선서는 하지 않았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에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가하지 않았고, 조 대법원장은 오전 질의 내내 국감장을 지키면서 의원의 질의에 일부 답을 하기도 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은 준비해 온 원고를 꺼내 6분 14초 동안 대법관 제청 관련 발언을 할 수 없는 사유를 하나하나 짚으며 사실상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대법관 제청에 관한 증언 요구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았고, 공문 내용만으로는 그 취지를 알기 어려웠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서 위원장이 조 대법원장에게 '후속 조치'를 언급하자,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장을 이석시키지 않고 증인인지 참고인인지 법률적 성격이 뭔지도 모르는 의사진행을 하는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대법원장 이석) 관행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민주당이 깨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관례는 조 대법원장부터 깨기 시작했다"며 "재제청 과정의 문제점을 충분히 밝혔다는데 단 두 차례에 걸쳐 공보관을 통해 짧게 한 이야기로 (의혹이) 해소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손솔 진보당 의원의 "혹시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것이냐. 법복 입고 정치하는 것 아니냐고 많은 국민이 묻고 있다"는 말에 "그런 말씀은 모욕적이고 조금 슬픈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치외법권 지역이냐"고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따져 묻자 "답변을 드리겠다. 화면을 띄울 수 있냐"고 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더니 6분 14초 동안 선서와 증언을 거부한 사유를 줄줄이 낭독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 절차,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가 없다"며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것은 헌법이 명문으로 정한 기관 간의 권한 분배와 사법권 독립에 반한 위헌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의 협의도 헌법에 근거는 없지만, 대법원장이 대법관의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 온 것이라며, 협의하지 않았더라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감사가 정회한 낮 12시 40분께 임의로 차를 타고 국회를 빠져나갔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관련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행정안전부를 질타한 가운데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경찰 소환조사를 두고는 신경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멕시코 칸쿤 출장 의혹 등을 제기한 뒤 고발·고소를 당해 이날 경찰에 출석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했고, 민주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질의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라며 맞섰다.
정무위원회에서도 김 의원의 경찰 소환 문제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여당의 반대로 국감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야당 의원은 국감 첫날 경찰에 불려 갔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레버리지 ETF를 누가 도입하기로 결정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비공개회의에서 레버리지 ETF 도입을 언급한 인사가 김용범 실장이 아니냐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대미투자 사업을 놓고도 야당은 정부가 국회에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반면 여당은 아직 검토 단계였다는 취지로 맞섰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호남 반도체 투자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호남 반도체에 1조 5000억 원이 편성된 데 비해 대구·경북 지역 반도체 사업 예산은 148억여 원에 불과하다며 '호남 1극 성장'이라고 비판했다. 기업이 호남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 정부가 관여했는지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수도권의 전력과 용수 공급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호남에 새로운 반도체 거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로 대응했다.
여야는 다만 대미 전략투자 비공개 보고 녹취록이 외부로 유출된 문제에 대해서는 진상 규명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는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등장했다. 로봇들은 국감장으로 걸어 들어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춤을 선보였다.
로봇을 등장시킨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중국이 휴머노이드 대량생산 체계를 갖춘 데 비해 국내에서는 관련 산업 기반과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투자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며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북한 지뢰 폭발 사고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생포됐다 국내로 송환된 북한군 포로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북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한 정부의 대응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지난 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제재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는 언론 보도를 고리로 정 장관의 경질까지 요구했다.
민주당은 북한에 책임 있는 설명과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고를 정부의 '굴욕 대북정책'과 연결하는 야권의 공세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군 포로 송환을 놓고도 야권은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위반했다는 정부 주장과 대응을 집중 추궁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북한군 포로 송환 자체는 외교부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박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12차 전략수급기본계획(전기본) 자문위원 명단 공개를 두고 야당 의원들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충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가 전력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문위원들의 전문성과 이해충돌 여부를 국회가 검증해야 한다며 명단 공개를 요구했고, 김 장관은 외부 압력과 로비 등을 막기 위해 전기본 수립 전까지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기존 관행을 유지하겠다고 맞섰다.
국정감사 첫날부터 주요 상임위 곳곳에서 정권 핵심 정책과 사법부, 대북·대미 외교 등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향후에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대치가 계속될 전망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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