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박근혜에게 보낸 박정희 편지 공개…"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육영수 여사 서거 이틀 뒤 편지…"근혜야 이것이 웬일이냐"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기념관 개관식이 열렸다. 개관식을 마친 참석자들이 기념관 내부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뉴스1) 김정률 홍유진 이비슬 기자 =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인 육영수 여사가 시해된지 이틀 후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에서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대신 맞고 가셨다"며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드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번이나 생각해 본다"고 괴로움을 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4년 8월 17일, 친필로 쓴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는 당시 프랑스에 유학 중이다 육 여사 소식에 귀국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과정에서 동생 박근영 씨로부터 전달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다"며 슬픈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어머니의 대역을 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적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영화 '암살자(들)'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공개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서거 이틀 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쓴 편지 사본. 2026.10.2 ⓒ 뉴스1 유승관 기자

▲아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편지 전문

근혜야 이것이 왼일(웬일) 이냐 얼마나 놀랐겠니. 근영이를 동경까지 마중을 보내니 그동안의 이야기 잘 듯고(듣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비통한 마음 억제할 길(길이) 없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 마음을 굳게 먹고 어머니가 않게시는(안 계시는) 우리 가정을 우리들의 힘과 노력으로 다시 가다듬어 나가는 방도를 모색해 나가야 되지 않겠니

팔십 노령의 할머니가 계시고 이제 철이 들려고 하는 지만이가 있으니 이제는 네가 어머니의 대역(代役)을 해주어야 하겠다. 그리고 아버지가 잇지(있지) 않느냐. 아버지가 어머니의 몇 분지일의 역(役)도 못하겠지만은 아버지도 너이(너의) 삼남매(三男妹)를 위해서 좋은 아버지가 되겠음 무슨 희생이라도 하마"라고 했다.

너의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융한(훌륭한) 어머니였다. 한 아내로서 한 가정주부로서뿐 아니라. 이 나라의 여성지도자로서 과거도 그러했거니와 앞으로도 다시찾아보기 어려울 위대한 어머니였다.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대신 맞고 가셨다.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드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번이고 생각해본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 대신 자신이 맞고 아버지에게 너이들에(너희들의) 모든 책임과 이 나라의모든 책임을 나에게 맷기고(맡기고) 가셨다. 이런 엄청난 일을 당하고 보니 그래도 근영이가 누구보다도 침착하고 훌융하다(훌륭하다)는 것을 새삼 늣겼다(느꼈다). 근혜가 도라오고(돌아오고) 근영이가 있으면 할머니도 전과 꼭 같이 잘 받드려(받들어) 드리고 지만이 잘 가르치고 지도해서 어머니 계실 때와 다름없이 우리 한번 잘해나가보자.

이것이 가신 어머니의 뜻을 받드는 길이요. 어머니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요 호도(효도)하는 길"이라며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수가(가눌 수가) 없었으나. 아버지부터 먼저 용기를 내야 하겠다고 생각 하고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참고 견디기로 장적을(작정을) 하였으니 너도 마음을 크게 먹고 참을 수(참을 수) 있는데 까지 참아야 하느니라"라고 적었다.

훌륭한 우리 근혜 물론 다 잘할 줄 알지만은 앞으로 10시간만 있으면 근혜가 도라온다(돌아온다)고 생각하니 일각이 여삼추같이 기다려지면서도 현관에서 아버지 혼자 너를 마중할 일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구나.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