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낙마에 김승원으로 모이는 野 화력…국힘·한동훈 주도권 다툼 전망

용혜인 "여당도 우려…직 수행 어렵다" 지명 14일 만에 사퇴
김승원 두고 여야 강대강…'철거민 특공' 강신철 전선 확대 전망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장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3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조유리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못한 채 사퇴하면서 야권의 과녁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한 명으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김 후보자 의혹을 앞장서 제기해 온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국민의힘 사이의 공세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로써 장관 후보직을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이재명 정부에서 지명된 장관 후보자 중 처음으로 청문회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낙마하게 됐다.

그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8·30 개각으로 지명된 국무위원 후보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법무부)·강신철(국방부)·홍지선(국토교통부)·이소영(중소벤처기업부) 후보자 등 5명이 남았다. 이 가운데 국민의힘이 화력을 모으고 있는 대상은 단연 김 후보자다.

김 후보자는 브로커 양 모 씨를 통해 들어온 민원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해 한 제약업체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양 씨가 그 대가로 업체로부터 전환사채 투자 등의 방식으로 수억 원을 받았고, 임상시험 계획은 평균 심사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일 만에 승인됐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배우자의 부동산 재산 신고 누락, 배우자가 운영한 미등록 교육시설에서 자녀들이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 사퇴 직후 논평에서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 후보자 차례"라며 "사법 정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 자리에 특권과 반칙으로 얼룩진 인사를 앉히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라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6차 본회의에서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26.9.10 ⓒ 뉴스1 신웅수 기자

김 후보자 의혹을 주도해 온 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오빠로비' 괜찮으시냐"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앞서 김 후보자와 양 씨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특검 수사를 주장하는 등 연일 김 후보자를 향해 화력을 집중해 왔다.

김 후보자를 겨눈 공세는 야권 내부의 주도권 경쟁 양상도 띠고 있다. 핵심인 신약 임상 청탁 의혹은 한 의원이 녹취록을 꺼내 들며 불을 붙였고, 국민의힘은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과 주진우·김민전 의원이 배우자 재산 신고 누락과 미등록 교육시설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며 전선을 넓혀 왔다.

무소속인 한 의원이 청문 정국의 한복판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만큼 국민의힘으로서도 공세의 주도권을 쉽게 내주기 어려운 처지로 보인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오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까지 국민의힘과 한 의원이 경쟁적으로 의혹을 쏟아내며 총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김 후보자를 향한 총공세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엄호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용 후보자에게는 공개 방어를 자제하며 사실상 거리를 둔 반면, 김 후보자를 두고는 대응팀까지 꾸리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 김 후보자 한 사람을 두고 낙마를 벼르는 야권과 사수에 나선 여권이 정면으로 맞붙으면서 강 대 강 대치는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철거민 특별공급 의혹이 제기된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전선이 넓혀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두 후보자 문제가 너무 두드러진 측면이 없지 않지만 강 후보자의 문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며 "강 후보자에 대한 공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