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정국 뇌관 된 김승원·용혜인…'비례 유지'에 與내부 온도차

與, 김승원 공소취소 野공세에 "근거 없는 억측"
용혜인 겸직 의사엔 "욕심·불공정" "강요할 문제 아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 뉴스1 DB

(서울=뉴스1) 김세정 이기림 장성희 기자 =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 정국의 핵심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이 두 후보자를 정조준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선 반면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를 놓고는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 온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의원 시절 이 대통령을 둘러싼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공소취소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수사지휘권 등을 통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 후보자의 의원 시절 활동과 법무부 장관으로 해야 할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는 반박이 나온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공소취소와 관련해 모임의 대표를 하다 보니 야당에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데 굉장히 뜨거운 쟁점이 될 것 같다"면서도 "개인 국회의원일 때와 한 나라의 장관일 때는 아무래도 다르기 때문에 같이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관이 검사를 지휘해서 그렇게(공소 취소를) 할 수 있는지. 그게 그렇게 되겠나"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도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형사사법) 체제 출범을 책임질 후보자에 대해 묻지마 비판을 쏟아내는 건 형사사법 개혁의 발목을 잡으려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후보자의 입법 활동과 정치적 견해를 근거로 아직 임명조차 되지 않았는데 직무 수행과 대통령 재판 결과를 미리 연결하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근거 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도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약업체의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지인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김 후보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김 후보자는 "정치검찰의 악독함을 처절하게 느낀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전날(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는 김 후보자가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게 "송구합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2 ⓒ 뉴스1 박지혜 기자
송영길 "비례 2번, 관례 아냐"…진성준 "사퇴 강요 안 돼"

용 후보자를 둘러싸고는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지만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관례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서도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김영배 의원은 "비례대표직은 던지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 이후 입각한 비례대표 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해 온 점을 언급하면서 "그 뒤로는 계속 다 버리는 게 관행처럼 돼 있는데 그런 면에서 국민들도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지명한 취지를 살리면서 동시에 본인이 져야 할 국민적 검증의 잣대는 본인이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결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용 후보자의 정책 역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의원직 겸직 문제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채 의원은 "후보자 개인의 역량은 물론 이번 개각에 담긴 통합과 확장의 의미까지 퇴색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불필요한 논란으로 국정 동력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는 순리를 따르는 일"이라며 "전향적이고 책임 있는 결단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의원도 "비례대표를 두 번 한다는 것은 사실 관례에 맞지 않는 일"이라면서 "그런데 장관을 시키는 데 국회의원까지 계속하겠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욕심으로 보이는 것이고, 불공정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명 철회 필요성에는 "청문회 과정을 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용 후보자의 의원직 사퇴를 외부에서 강요할 사안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서 비례대표 의원이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정치적 관행일 뿐 법적·도덕적 의무가 아니다"라며 "제3자가 정치적 관행을 들어 겸직을 비난하거나 사퇴를 강요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서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여러 의견이 있고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는 것을 경청하고 잘 알고 있다"며 "국민들과 소통하고 제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저의 입장이나 생각을 잘 준비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까지 인사청문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후보자들을 둘러싼 여야의 설전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청문회에서도 관련 의혹과 논란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