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패' 정청래, 연임 실패에도 절반 성공…'개혁 대표주자' 입지 확보

호남·의원지지 약한 강경파 한계…박찬대 꺾고 김민석과 박빙도
"탈당 없고 대선 불출마" 밝혀와…향후 행보 주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에 도전했던 정청래 후보가 17일 김민석 후보와의 경합 끝에 석패했다.

다만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의 약세와 강성 당원들에 비해 다소 처지는 원내 지지세를 딛고도 김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며 이번 전대에서 처음 도입된 선호투표까지 거쳐 저력을 보였단 평가다.

'강력한 개혁 당대표'를 표방하며 당내 개혁진영의 대표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선호투표를 거친 끝에 최종 득표율 45.92%로 김 후보(54.08%)에게 8.16%포인트(p) 격차로 패배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대표 시절 관철한 전 당원 1인1표제가 처음 적용된 이번 전대에서 '강력한 개혁 당대표'를 내세우며 강성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고, 각종 여론 조사상 나타난 수도권에서의 지지세를 토대로 막판 역전을 기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는 원내에서의 높은 지지를 기반으로 순회경선 마지막 주인 호남에서의 대승, 서울·경기에서의 신승을 거치며 승기를 굳힌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의원 지지세와 호남에서의 약세는 정 후보의 약점으로 꼽힌다.

정 후보는 친명(친이재명) 후보로 묶인 김 후보와 송영길 후보를 겨냥해 자신이 2대1, 다대일 공격을 당한다며 "당원들이 저를 지켜달라"는 언더독(약자) 전략을 내세웠으나 판세를 뒤집진 못했다.

다만 정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같은 한계를 안고도 친명(친이재명) 박찬대 후보를 60%가 넘는 득표율로 제치면서 이재명 정부 첫 집권당 대표 자리에 오른 이력이 있다. 당시 정 후보는 61.74%, 박 후보는 38.26%로 차이가 적잖았다.

정 후보는 이번에도 직전 국무총리를 지낸 김 후보를 바짝 따라붙으며 중반까지 초박빙 구도를 보였다.

지역별 순회 경선이 시작된 1일 충청권부터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강원·대구·경북까지 누적 권리당원 투표(가중치 미적용)에서 김 후보는 46.01%, 정 후보는 44.53%를 각각 얻어 격차가 1.48%p에 불과했다. 득표수로는 누적 3086표 차였다.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김 후보를 바짝 따라잡았다. 김 후보는 46.66%, 정 후보는 46.28%로 불과 0.38%p 차이였다. 수도권에서 개혁 추진에 있어 정 후보가 검찰·사법·언론개혁 등 이슈에 더 선명성이 있다는 점이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50.70%로 과반을 얻어 김 후보(49.30%)를 꺾기도 했다. 이는 이번 당대표 선거에 30%가 반영됐다.

김 후보의 '1순위 과반'도 저지했다. 1순위 개표에서 김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서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선택을 합산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선호투표까지 간 것이다.

친청(친정청래)계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과반인 3명을 차지하는 기염도 토했다. 최종 득표율 1위 수석 최고위원 자리도 친청 최민희 후보(18.35%)가 차지했다. 이어 친명 박선원, 친명 서미화, 친청 이성윤, 친청 한민수 후보 순으로 당선됐다.

친명(친이재명)계는 김용 후보를 당선시켜 '친명 과반'을 만들기 위해 하위권 후보 2명이 전날(16일) 밤 전격 후보직을 사퇴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 후보의 향후 행보에도 눈길이 모인다. 앞서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에서 김 후보에게 대패한 그는 전대 뒤 호남 방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당시 페이스북에 "호남의 선택은 항상 옳다. 겸허하게 존중하고 수용한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전대 과정에 김 후보를 겨냥해 자신은 '배신'과 '탈당'이 없다고 내세우며 패배 시 100% 승복을 공언했고, 당대표 출마 선언 당시 '대선 불출마'를 승부수로 던진 바 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