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오세훈·한동훈…보폭 넓히는 유승민, '보수 통합' 구심점 될까
탄핵 찬반 넘어 보수 재건 강조 "탄핵 찬반 넘어 이제 크게 통합하자"
강성 당원 목소리 커진 것은 부담…朴 탄핵 때 배신자 프레임 벗어야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주요 선거 때마다 '중도 보수'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을 잇달아 만나며 다시 보수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오 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중도·개혁보수 성향 잠룡들이 각종 정치적 변수로 주춤하는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당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6일 야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최근 오 시장을 비롯해 이 대표 등과 접촉하며 보수 진영의 통합과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계를 가리지 않고 접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의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보수 진영에서 중도·개혁보수 성향 정치인들의 정치적 공간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오 시장은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 의원 역시 기존 당권파의 반발에 이어 안철수 의원 등까지 복당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국민의힘 복귀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은 보수 진영이 더 이상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데 메시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기 총선 승리 없이는 보수 재건이 어렵고, 이를 위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서로 일부 양보하고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3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중도와 보수를 다 포함할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통합과 혁신을 꼭 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는 둘 중에 하나만 해도 안 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했든 반대했든 이제는 크게 통합하자"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이 탄핵을 둘러싼 보수 진영의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9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개혁보수로 나아가고 낡은 집을 허물어 새집을 짓자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번에는 윤 전 대통령 탄핵까지 겹치면서 보수 진영 내부의 탄핵 찬반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유 전 의원의 판단이다. 과거 탄핵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계속 이어갈 경우 차기 총선에서도 보수가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유 전 의원의 통합론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내부 시선이 모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유 전 의원과 만난 당내 인사들은 보수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의 정치적 의도와 당 복귀 가능성을 놓고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두 차례 탄핵을 거치며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진 데다 현 지도부 역시 당권파가 주류인 만큼 유 전 의원의 통합론에 공개적으로 힘을 싣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의 행보가 차기 전당대회 출마나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현실화할 경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은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당대회 출마 등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으로 보수 진영을 파괴해 놓고, 이제 와서 통합하자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시 잘 지내보자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유 전 의원의 보수통합 주장에 대해 "본인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속임수"라고 평가하며 당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결국 유 전 의원의 보수통합 아젠다가 실제 정치적 동력으로 이어지고 당 복귀까지 가능해지려면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형성된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넘어서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의동 의원은 지난 14일 YTN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누군가의 잘못을 들춰내서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에 대한 국민 불만의 목소리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쳐야 한다"며 "보수 정치의 큰 어르신인 박 전 대통령과 또 큰 정치인 중 한 명이었던 유 전 대표가 함께 만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jr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