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책위의장, 두 달째 공석…'ISA 재검토' 정책 실기에도 대응 난망

'투톱' 이견에 하마평만 무성…張·鄭 서로 '제동'
"일대일로 결판 내야"…일각선 급물살 가능성도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악법 거부권 촉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장동혁 대표. 2026.8.3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손승환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인선이 두 달 넘게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도부는 당내 '투 톱'인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언제든 결단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당 정책을 이끄는 핵심 당직이 장기간 공석 상태에 있으면서 정부 여당이 주도하는 입법 대응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6월 5일 정점식 당시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두 달 넘게 비어 있는 상황이다. 정책위의장은 당의 입법과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당대표·원내대표·사무총장과 함께 당 4역으로도 꼽힌다.

정책위의장 인선이 미뤄지고 있는 배경에는 '투 톱' 간 이견이 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재선인 박수영 의원을 추천했지만, 장 대표가 발표를 미루면서 임명이 무산된 바 있다.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권을 갖는 만큼,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자신에게 껄끄러운 목소리를 냈던 박 의원을 장 대표가 사실상 거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각에선 박 의원도 애초 정책위의장을 제안했을 당시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는 전언도 있다.

반대로 장 대표가 염두에 두는 3선의 임이자 의원과 재선의 조정훈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당 안팎에선 3선 가운데 유일하게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이 아닌 임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앉힐 것이란 시각이 많았으나, 정 원내대표가 '경제통'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입법과 정책에 대한 대응에도 당력이 분산되는 형국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담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및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나흘 만에 뒤집은 것을 두고도 '투 톱'이 최고위원회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메시지를 내는 데 그친 것이 대표적이다.

경제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가 매년 발표하는 세제 개편안은 통상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을 거치는 만큼,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즉 제1야당의 정책 총괄자가 정부 당국자를 상대로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에 나섰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정책위의장의 부재로 그러지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투 톱이 이견만 좁히면 정책위의장 인선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은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 후 단수로 지명하면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임명된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와 정 원내대표가 일대일로 결판을 지어야 할 사안이지만, 민주당이 새 진용을 꾸릴 때 맞춰 정책위의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기류는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론이 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오는 13일 당 정책국 소속 국장급 당직자들과 오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실무진들을 격려하는 차원이지만, 정책위의장 인선과 관련한 의견 수렴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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