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폐지냐 예외 허용이냐'…與, 검찰 보완수사권 놓고 두 목소리

전건 송치·예외 허용 놓고 이견…다음 주 정책 의총서 논의
친청계, '개혁' 선명성 강조…강성 당원은 폐지 압박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4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7.16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숙의 모드'에 들어가며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전면 폐지론'과 일부 범죄에는 예외를 둬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붙고, 논쟁이 당원과 지지층의 압박으로까지 번지자 당은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 조율에 나선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1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전문가를 초청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토론을 할 계획이다. 범여권이 주도하는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이견이 분출하자 당 차원의 숙의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다.

최근 떠오른 쟁점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폐지를 원칙으로 하되 전면 폐지할지, 혹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 일부 사건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할지 여부다. 최근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초동 수사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할 경우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신중론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해 경찰의 사건 처리를 검찰이 모두 넘겨받아야 한다며 '전건 송치'를 대안으로 주장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이것으로 인한 향후 모든 문제들은 이재명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당초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했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변화된 입장이 나타나고 있다. 5선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장윤기 사건'을 거론하며 "보완수사권을 절대 반대한다고 얘기했는데, 수정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회적 약자, 청소년, 여성, 장애인 범죄 등에 대해선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갖는 것이 옳다"며 일정 범위의 예외 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큰 사건에 한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2026.6.17 ⓒ 뉴스1 오대일 기자

반면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와 그와 가까운 '친청계'(친정청래계) 의원들은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예외를 허용할 경우 검찰의 수사권이 다시 확대돼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검찰 개혁'의 취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논리다.

정 전 대표는 지난 16일 '검사 권력 오남용 사례로 본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를 주최하고 "검찰 개혁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민주·진보 진영의 깃발이고 상징"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토론회에는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용민·이성윤·최민희 의원 등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신중론을 의식한 듯 "검찰은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고 반헌법적 국가 기관으로 전락해 검찰청을 폐지했다"며 "거기가 검찰 개혁의 출발이었는데 다시 혼란스러운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한 뒤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의 이행 의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수사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게 전면 폐지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입장이다.

강성 당원과 지지층도 전면 폐지에 힘을 실었다. 8개 민주당 당원 단체들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 11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당원이 바보로 보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지도부가 보완수사권 존치론자들을 법사위에 배치한 이유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혼란이 이어지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민주당의 공식 당론인지를 놓고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했다. 친청계 의원들은 "폐지는 민주당이 당원과 국민 앞에 밝힌 분명한 당론"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당론으로 추인한 바 없다"고 했고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당론으로 의결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당의 일관된 정책 방향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법안 내용까지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전면 폐지를 내세우는 의원들이 후퇴 가능성을 경계하지만, 지도부는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향후 논의에서는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을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단과 사건 처리 기한,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될 경우의 조치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전건 송치나 일부 혐의에 대한 예외 허용 여부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21일 정책 의원총회와 추가 법사위 법안소위 논의를 거쳐 법안의 세부 내용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경찰 수사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사건 관계인의 권리까지 보호할 뚜렷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법안 처리 이후에도 당정 협의와 국회 상임위원회 등을 통한 세부 절차 정비, 당 차원의 제도 운영 점검이 남아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