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균형발전" 野 "직권남용"…'삼전닉스 호남 투자설' 충돌
與 "정쟁 대상 삼을 게 아냐…하명한다고 투자 된다 보나"
野 "관치경제"…한동훈 "朴과 다르냐" vs 고민정 "구태"
- 조소영 기자, 한상희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한상희 남해인 기자 = 여야는 26일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 호남 반도체 투자설'을 두고 또다시 부딪혔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트는 관치경제를 한다면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국가산업·균형발전전략을 정쟁 소재로 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2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것 등을 언급하면서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정부가 기업과 함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관치경제라고 운운한다. 국민의힘답다"며 "반도체 경쟁력 강화, 국가균형발전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국가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라며 "광주전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검토되고 있는 국가산업전략이자 균형발전전략"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국민의힘 일부는 이를 두고 기업 팔 비틀기라며 정쟁 소재로 삼고 있다"며 "참으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호남이 지역구인 박지원 최고위원(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넓은 산업 용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과 수자원, 물류 기반과 또 지역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을 연결하면 호남·충청권 클러스터가 산업 생존의 현실적 해법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국가전략을 두고 선거용 정치공학이라느니 관치경제라느니 하면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산업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곧 시장을 존중하는 일"이라며 "영남의 산업 경쟁력이 걱정된다면 영남에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확충을 제안하라"고 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비단 호남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충청권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운영 중인 반도체 생산 거점 확장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영남권에는 제조업 기반이 갖춰진 특징을 활용한 피지컬 AI(인공지능)벨트 등 발전 모델을 거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노력을 직권남용 운운하며 폄하하고 기업들의 투자를 하명이라며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기업에 하명하면 지방에 투자를 하게 할 수 있다 보나. 과거 국정농단 사태 때 정경유착을 저지른 원조 직권남용당답다"고 했다.
같은 날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당 정책위원회와 고동진·김미애 의원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반도체 민간 전문가 정책간담회를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전당대회에 매몰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무리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입지와 투자는 전략적·자율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며 "정부가 이 과정에 무리하게 개입하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철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 재정도 아닌 민간 기업의 자본으로,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국정농단 재판 당시, 대통령이 대기업에 특정 재단 출연금을 제안한 사실만으로도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공교롭게도 그때 고초를 겪었던 분들이 바로 삼전닉스의 현 회장들"이라며 "당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를 정경유착이라며 조소하고 비난했음은 잊은 듯하다"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SNS를 통해 현 상황을 겨냥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은 명청(이 대통령-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대전 전당대회에서 총알로 쓰기 위해 삼성, SK 총수를 줄줄이 불러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지으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만약 강압에 굴복한 총수들이 그러겠다고 하면 정부는 기업이 정부 시책에 호응해 자발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게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한몫한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고 하는 것과 다르냐"고 반문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의 글을 SNS에 게재하고 "본인 지역구에 짓겠다고 했으면 이렇게 반발하셨을까요"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젊은 분이라 시각이 좀 다를 줄 알았다"며 "철 지난 지역갈등을 소재로 삼는 행태는 청산돼야 할 구태정치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충청 맹주'로 불려온 정진석 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현 청와대) 비서실장은 SNS에 "호남 몰빵을 위해 충청의 대청댐 물을 끌어다 쓰겠다는 발상에 어느 충청인이 동의하겠는가"라며 "반도체 호남몰빵은 충청패싱을 넘어 충청무시, 충청묵살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물이 부족한 호남에 몰빵하는 대신 최소한 SK하이닉스만이라도 지리적으로도 용인에 근접하고 용수도 풍부한 충남권에 건설해야 한다"며 "이것이 호남도 살고 충청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상생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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