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짧다" 후폭풍 계속…친명계 '정청래 불출마' 압박

박지원 "지도부 총사퇴·불출마 선언해야"…김용 "대단한 실언"
송영길·강득구, 李대통령 인터뷰 언급…불출마 압박 해석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6.11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발언한 데 대해 집권 여당 대표의 언어로는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갈등을 키워 당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며 친명계(친이재명계)의 불출마 압박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지방선거 평가에 공감한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항상 국민의 마음, 민심을 살피는 자세가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항상 필요한 우리의 기본자세여야 한다"며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했다.

민심을 내세웠으나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의 경고'라고 평가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당내에선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즉각 나왔다.

정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지지층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찾아 "많은 고뇌와 회한의 밤을 보낸다. 그렇지만 결론은 항상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다짐과 결의"라는 글을 올렸다. 당원 지지를 기반으로 전당대회 연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원 "지도부 총사퇴하고 전대 불출마해야"

하지만 당내 기류는 정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정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책임지고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촉구한다"며 "지도부가 대통령의 '벽오동 심은 뜻'을 알아야 한다. (제가 해석하기엔) 책임지고 나가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역전된 것 등을 언급하며 "강 건너 불난 게 아니라 민주당사에 핵폭탄이 떨어진 것"이라며 "이걸 보고 가만히 있는가. 양심에 털이 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선거를 총괄해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당 대표께서 '정권은 짧다'고 했다. 이런 표현은 야당에서 나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정말 부적절했고 대단한 실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1 ⓒ 뉴스1 신웅수 기자
송영길, 李대통령 '희생양' 인터뷰 언급…정청래 불출마 압박?

이런 가운데 친명계는 이날 일제히 이 대통령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민주화 이후 한국 대통령의 절반 이상이 탄핵·구속을 겪었다고 언급하며 자신도 "악순환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정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송영길 전 대표는 SNS에 글을 올리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언급, "분열이 남기는 상처가 얼마나 큰지, 우리는 이미 뼈아프게 배웠다. 분열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감정보다 대의를, 배제보다 포용을, 분열보다 통합을 선택해야 한다"며 "통합의 힘으로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고 국민의 삶을 바꾸어 나가자"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SNS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부 권력 투쟁이 아니라 민생과 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당정청이 하나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민과 당원 여러분들만 보고 나아가겠다"고 적었다.

정청래 "이재명 정권 재창출이란 대명제 앞에서 단결" 진화

통합과 단결을 강조한 발언이지만, 정 대표의 출마가 곧 대통령과의 갈등과 분열로 이어진다는 전제가 깔린 것으로 읽힌다. 정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구도가 만들어질 경우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의 동력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결국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정 대표가 물러서야 한다는 논리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단결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선 결과에 대해 어제 저는 이 대통령의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정권은 짧다"의 파장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