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투표용지 사태 '올인'…지도부 '사퇴론' 돌파

거취 무마용 지적엔 선긋기…'선관위 공세·재선거' 투쟁 선봉
유의동 김용태 등 일각선 선관위와 거취 엮지 말라는 지적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선거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6.7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내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장 대표는 선관위 부실 관리 논란을 대여 투쟁의 최전선에 세워 사퇴론을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장 대표는 선거 당일인 지난 3일 밤 과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엿새째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주말에는 마스크와 모자를 쓴 채 잠실 투표소 봉쇄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았고,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재선거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 110명 전원 명의로 '6·3 지방선거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및 경찰 폭력 진압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조사 범위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경위, 유권자 권리 침해 여부, 출구조사 발표 경위와 선거 효력 등이 포함됐다.

지도부도 선관위 공세에 힘을 실었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이 추천하는 이재명 하명 특검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추천하는 제대로 된 국민의힘의 특검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한 데 대해서는 "이 엄중한 사건을 넉 달 만에 수사를 끝내라는 것인가. 사실상 수사를 하지 말라는 하명"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 요구는 재선거"라며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우선이다. 그리고 특검보다 재선거가 먼저"라고 했다. 그는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문구가 손글씨로 적힌 손팻말을 들고 회의에 참석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직접 그린 태극기를 들어 보이며 잠실 시위 현장의 시민 움직임을 "도화지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오염된 선거, 왜곡된 선거는 전면적으로 다시 치러져야 한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재투표와 재선거를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선거무효소송 등 법적 절차도 당에서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면 재선거 요구는 새 원내사령탑 선출 이후 당론화 여부가 논의될 전망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잠실 2030 청년들의 분노를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이라며 "새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목소리를 담아 당론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선관위 개혁과 특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장 대표의 전면 재선거 주장에는 법률적 검토와 당내 협의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당내 쇄신파 의원들은 선관위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해서는 특검과 선관위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장 대표의 전면 재선거 주장에는 법률적 검토와 당내 협의가 필요하다며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도읍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선관위의 해체 수준에 가까운 시스템, 인적·물적 시스템 대개혁을 대통령이 천명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재선거에 대해서는 "법률적 영역"이라며 "진상과 원인이 철저히 규명된 상태에서 사법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거리를 뒀다.

김재섭 의원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선관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도 "오세훈 시장에 대한 재선거를 요청했다는 것이라면 법률 검토를 제대로 안 한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의원 역시 전날 페이스북에 "무책임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고리로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서 사퇴론을 잠재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한계와 개혁파, 대구·경북(TK) 주류 등 계파를 막론하고 장동혁 지도부 체제가 더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기류가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선관위 사태를 고리로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서 사퇴론을 잠재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한계와 개혁파, 대구·경북(TK) 주류 등 계파를 막론하고 장동혁 지도부 체제가 더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기류가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의동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장 대표도 올림픽공원에 있는 재선거 목소리와 지도부 거취를 연결하기보다는 어떤 것이 당을 위해 필요한지 숙의를 충분히 거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혁파 성향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9일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장 대표의 거취 문제를 포함한 지도부 책임론이 공개적으로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이 같은 시선에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 뒤 '이번 부실 선거 비판으로 선거 참패에 따른 당대표의 거취 결단 요구를 일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거취를 얘기하는 분들은 올림픽 공원에 가보기를 권한다"며 "이 문제를 거취 문제와 관련시키는 것은 전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