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 <부산 사하갑> 문대성 VS 최인호

[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 <부산 사하갑> 

4.11 총선 공식선거 첫날인 29일 오후 부산 사하구갑 기호1번 새누리당 문대성후보(왼쪽)와 기호2번 민주통합당 최인호 후보가 괴정동과 당리동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News1 이동원 기자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와 최인호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부산 사하갑은 잠재적인 최고 격전지 중 하나다.

낙동강변을 끼고 있는 사하갑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마한 부산 사상 등과 더불어 부산의 외곽에 해당한다. 이 지역을 '낙동강 벨트'로 묶어 야풍의 불쏘시개로 삼고자 하는 데에는 이같은 지역적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낙동강 벨트에서의 야풍은 심상치 않다. 문 고문이 사상에서 상대후보인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를 15%포인트 이상 따돌리고 있을 뿐 아니라, 사하갑 등 다른 지역에서도 잇따라 박빙우세 혹은 혼전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사하갑에는 청년당,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해 모두 4명이 줄사표를 던졌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최 후보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무소속 엄호성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했는데 그의 출마는 '보수표 분산'과 더불어 문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이 곳에서 문 후보와 최 후보의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22일 부산일보-K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의 격차는 10%포인트 가량 났다. 문 후보가 39.9%, 최 후보가 30.0%로 각각 조사된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난 2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40.0%, 최 후보가 33.7%로 둘 사이의 지지율 차이가 6.3%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젊은피'의 상징이자, 부산의 얼굴로 공천된 '손수조(사상)·문대성(사하갑)' 후보 측에 터진 악재가 부산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후보 쪽은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3000만원 선거뽀개기' 공약 역시 지키지 못하게 돼 적잖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문대성 후보에 대해서도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시비에 휘말리면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됐다. 문 후보의 지역구에서도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한 고연령층으로부터도 "왜 표절을 했느냐"하는 얘기가 들린다고 한다. 

더군다나 최근 중앙정치무대에서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전반적으로 새누리당 후보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최인호 후보의 지지율 소폭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 후보 측은 젊은 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연륜과 정치경험'을 앞세우고 있는데 20~40대 투표의 향배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다소 지지율이 후퇴했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새누리당 지지층이 다시 결집해 수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밖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엄호성 후보는 새누리당이 '낙하산 공천'으로 내려보낸 문 후보가 부적격 인사임을 부각시켜 자신으로의 보수표 결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청년당 박주찬 후보는 마지막까지 2030세대를 집중공략하려 하고 있다. 

부산일보-KNN의 여론조사는 21일 두 언론사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아이앤리서치컨설팅에 의뢰,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KT등재 전화번호부와 RDD(임의전화번호걸기)를 기반으로 자동응답조사(ARS)로 이뤄졌다.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7%포인트다.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여론조사는 19세 이상 유권자(각 선거구별 500명)를 대상으로 지난달 28~30일까지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4.4%포인트다.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

출근길 차량유세 중인 새누리당 문대성 부산 사하갑 후보.© News1 남성봉 기자 

"'스포츠인이 정치는 무슨, 뭘 안다고' 하고 걱정을 하셨지만 정치인들의 기득권인양 과대포장된 정치현실을 타파하고 '마음과 마음' '머리가 아닌 가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주민들 속으로 파고 드는 생활정치'를 이뤄낼 사람이 바로 이 문대성입니다."

부산 사하갑의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는 2일 오전 7시부터 부산시 사하구 가락타운 앞 도로에서 출근하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치소신을 알렸다.

이날 '사랑의 밧데리'와 '롤리폴리' 등을 개사한 선거송들이 흐르는 가운데 10여명의 선거운동원들과 시·구의원들이 동참해 2시간 동안의 출근길 인사와 유세로 빡빡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새벽 5시40분에 기상해 단 하루도 거르지 않은 배트민턴으로 6시30분까지 체력단련을 한 후 길거리 투어를 거쳐 7시부터 9시까지 출근길 인사와 차량유세가 이어진다. 오후엔 지역구 탐방과 각종 모임참석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정.

그는 매일 자정쯤에 사무실에 돌아와 하루 선거운동에 대한 종합 평가 회의를 한후 새벽 2시에야 눈을 붙이기 때문에 하루 3시간 30분 정도 자는 셈이다. 

그나마 선거일이 임박해지면서 조금이라도 더 지역유권자들과 소통하려면 잠잘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요즘 지역주민들의 달라진 호응도에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처음 후보로 나왔을 때 여론조사에서 이기긴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눈길은 말 그대로 '냉소(冷笑)'였습니다. 그렇지만 새벽부터 저녁늦은 시간까지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니 지금은 가는 곳마다 먼저 반겨주시며 고생한다며 다독거려 줍니다. 순수한 진정성을 이해해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 후보는 지난달 5일 공천을 받고 지역구에 첫 인사를 갔을 때 느꼈던 주민들의 반응을 떠올렸다.

선거사무실의 한 간부는 "처음 공천을 받았을 때 '지역을 잘 모른다' '낙하산이다' 등의 부정적 여론이 들끓은 것은 사실"이라며 "문 후보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역의 구석구석을 누볐고 현재까지 전 지역구의 같은 장소를 최소 3~4번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수차례의 선거에 참여해 후보들과 같이 활동해봤지만 짧은 시간에 저런 강행군을 한 후보는 없었다"며 "정말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열정과 집념의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문 후보는 하루 2500여 명의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25일만에 약 7만장의 명함을 소비했다고 한다.

지난 1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원유세날에는 밥먹을 틈이 없어 이동 중 잠깐의 시간을 이용, 차안에서 먹은 김밥 한 줄로 하루를 때우며 강행군을 펼쳤다.   

문대성 후보가 착용하고 있는 올림픽마크가 새겨진  IOC위원용(用) 운동복과 운동화.© News1 남성봉 기자 

선거운동에 열중하는 그에게는 눈에 띄는 대목이 또 하나 있다. 후보공천 후 활동을 시작한 이래 단 하루도 올림픽 마크가 새겨진 운동복과 운동화를 벗은 적이 없다.

이 복장은 IOC위원들에게만 제공된 것인데 문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후 선거운동기간 계속 착용하고 있는 것.

"정치에 나서면서 혹시 잊어버릴지 모를 깨끗하고 투명한 정신적 각오를 다잡기 위해 입고 활동한다"며 올림픽마크가 새겨진 상의를 내밀었다.

문 후보는 "스포츠의 경우 정신적 어려움 보다는 육체적 피로함이 더 많으나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며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정신을 가진데 비해 정치는 정신적 피로가 더 크다. 상대 후보의 비판과 비방보다는 구민, 지역, 부산  나아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정책을 내세우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는 서부산지역의 균형있는 발전을 꼽았다.

지역특성상 동부산에 비해 사하와 사상, 강서을 지역은 특히 낙후돼 있어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 사하갑을 중심으로 교통·환경·문화가 어우러지는 서부산시대의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척수 시의원은 "부드러운 말투와 믿음직한 성품으로 인해 이미 구민들의 가슴속에는 무한대의 가능성을 지닌 정치인 문대성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보수성향의 지역구에서 젊은층들에게 얻는 폭발적 호응은 역대 기존 정치인들에게는 볼 수 없었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2004년 올림픽때 메달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듣고 무릎연골이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연습해 금메달을 따냈으며 IOC위원도 힘들다고 예측했지만 1등으로 선수위원에 당선됐다"며 "그 때의 열정과 집념을 이제는 정치에 쏟아, 올림픽 때 돌려차기로 메달을 딴 것처럼 시원하게 정치를 변화시키고 지역의 발전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인사를 마친 문 후보는 김무성 의원의 지원으로 하단 5일장 인사와 관공서 및 요양원 방문, 단체모임 지지호소 등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문 후보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태권도 남자 80kg 이상급에서 돌려차기 한방으로 금메달을 차지해 국민적인 영웅이 됐다. 이후 태권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외활동을 넓혔고,지금은 부산 동아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 중이다   

△출신(나이): 인천광역시(35) △학력: 국민대학교 대학원 이학박사 △현 직책: (현)동아대학교 교수, (현) I.O.C 위원 △재산: 6억6195만3000원 △병역: 병역필 △납세: 4897만5000원 납부 △전과: 없음  

<최인호 민주통합당 후보>

4.11 총선 부산 사상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사하구 하단시장에서 사하갑 최인호 후보의 지원유세를 가지며 최 후보의 발언을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2일 오후 하단 오거리 유세현장에서 만난 최인호 민주통합당 후보는 지역구에 들이닥친 '거물급' 손님들로 더없이 분주해 보였다.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역구를 방문한 것이다.

'문재인-조국-최인호' 이들 세 사람은 하단오거리에서 집중유세전을 펼친 데 이어 하단5일장에서 상인과 주민을 만나 지역민심을 파고 들었다. 합동유세장에 200여명이 이상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현장이 들썩들썩 거렸었다.

합동 집중유세와 재래시장 유세가 끝난 뒤 최 후보 진영 측에서는 한층 고무된 분위기가 묻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전될 것이라 전망하던 차에 이날 현장 분위기가 그런 전망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더구나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상대 후보인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6% 포인트 차로 좁혀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최 후보 측은 지지율이 반등하는 요인을 크게 두가지로 분석하고 있었다. 우선 문 후보가 정치신인이고 최근 논문표절 시비가 불거지는 등 문 후보의 한계점이 자신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또 최 후보가 2년간 지역 텃밭을 꾸준히 닦아온 점 역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점쳤다.

최 후보의 하루 일과를 보니 일정만 봐도 숨이 찰 정도로 빽빽했다. 최 후보는 전날 토론회 준비로 새벽 2시경 자택에 들어갔지만 이날 새벽 6시 출근인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3~4시간 취침 후 선거운동을 펼치는 강행군을 지속하고 있다고 최 후보 측은 귀띔했다.

4.11 총선 공식선거 첫날인 29일 오후 부산 사하구갑 민주통합당 최인호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후 사하구 당리동 낙동대로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News1 이동원 기자

최 후보는 유독 이번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근저에는 '낙동강 벨트'에 묶여 있어 PK(부산경남)에서 야권이 탈환하고자 하는 주요 거점지역 가운데 하나라는 게 깔려있다. 이에 덧붙여 최 후보가 처음 도전장을 내민 곳이라는 점에서 '긴장감'도 더해져 있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벌써 '승리'에 도취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사표방지 심리로 인해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는 새누리당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섣불리 실망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도 하다.

여론조사가 주로 자영업자나 가정주부를 상대로 진행되고 있어 '허수'가 있기 때문이다. 20~40대 지지층들이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숨은표도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 후보는 기자와 만나 "야당 의원도 부산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여당과 야당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4년 뒤에 누가 더 잘했는지 심판받도록 해야 한다"며 "그래야 선진적 정치질서가 만들어지고 그 몫이 고스란히 부산 시민들에게 갈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 후보를 공천해 부산의 자존심을 떨어뜨린 상대 후보에 비해 정치경험이나 연륜, 오랜 준비 등 장점을 앞세워 남은 기간 선거를 펼치려 한다"고 덧붙여 밝혔다.

△출신(나이) : 경남 창녕(45) △학력 : 부산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경력 :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 △현직책 :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 △재산 : 4억2171만2000원 △병역 : 소집해제(민주화운동, 수감) △납세 : 3776만1000원(체납없음) △전과 : 2건(시국사건)

nam68@news1.kr, gsm@news1.kr